애틀랜타發 인종차별 시위 다시 격화
비극
미국 백인 경찰의 체포에 저항해 달아나던 흑인 청년이 또 경찰 총에 사망했다. 12일(현지시간) 밤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서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오른쪽)가 두 손을 든 채 경찰과 대화하는 모습이 경찰 보디카메라에 포착됐다.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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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저격수’ 애틀랜타 시장 “부당 행위”
경찰서장 즉각 사임·관련 경찰 2명 해임
식당 불타고 시위대·경찰 고속도로서 대치
트럼프는 “육사, 노예제 철폐에 공헌” 축사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치러진 지 5일 만에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또다시 비무장 흑인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진성세를 보였던 인종차별 시위가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노
미국 백인 경찰의 체포에 저항해 달아나던 흑인 청년이 또 경찰 총에 사망했다. 13일 브룩스의 사망에 성난 시위대가 애틀랜타시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불을 지르는 등 미국이 또다시 분노하고 있다.
애틀랜타 로이터 연합뉴스
애틀랜타 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AP 등에 따르면 12일 밤(현지시간) 애틀랜타시 패스트푸드점 웬디스 매장 앞에서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 검문에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웬디스의 ‘드라이브스루’ 통로를 한 차량이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차 안에서 잠든 브룩스를 깨워 음주측정을 했고, 그가 단속기준에 걸리자 전기충격기인 테이저건을 겨냥하며 체포하려 했다. 하지만 브룩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테이저건을 빼앗아 달아나다가 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영상은 목격자들에 의해 소셜미디어에 공유됐고, 현지 여론은 즉각 들끓었다.
곧바로 수습에 나선 보텀스 시장은 13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을) 치명적인 물리력의 정당한 행사로 보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에리카 실즈 경찰서장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즈 서장은 전격 사퇴했으며, 신상이 공개된 경찰관 2명도 해임됐다.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지사도 같은 날 성명에서 “브룩스를 죽음으로 이끈 2명의 경찰관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주한 美대사관에 걸린 현수막
14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건물 벽면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고 적힌 대형 배너가 걸려 있는 모습. 대사관은 전날 트위터에 배너 사진과 함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해 “미국민들의 비통함을 함께 나누고 있으며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평화로운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취임 후 처음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예제도 타파에 공헌한 육사의 유산을 언급하며 시위 대응 국면에서 그에게 등 돌린 흑인과 군(軍)심을 동시에 달랬다. 그는 축사에서 “(남북전쟁에서) 노예제 악습을 철폐하기 위해 피로 물든 전쟁에 나가 싸우고 승리한 남성들과 여성들을 우리에게 제공해 준 것도 이 학교였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06-15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