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5㎞ 달려가 지갑 돌려준 하와이 경비원에 車 선물

자전거로 5㎞ 달려가 지갑 돌려준 하와이 경비원에 車 선물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1-10 14:14
수정 2021-01-10 15: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달 미국 하와이주 식료품점 경비원으로 일하다 지갑을 주운 뒤 자전거를 타고 5㎞를 달려가 돌려준 선행이 알려지자 감명받은 누리꾼들이 모금 운동을 펼쳐 새 자동차 폭스바겐 제타를 지난해 마지막 선물 받은 타운센드가 기뻐하며 사랑한다는 손신호를 보내고 있다. 넥스트샤크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미국 하와이주 식료품점 경비원으로 일하다 지갑을 주운 뒤 자전거를 타고 5㎞를 달려가 돌려준 선행이 알려지자 감명받은 누리꾼들이 모금 운동을 펼쳐 새 자동차 폭스바겐 제타를 지난해 마지막 선물 받은 타운센드가 기뻐하며 사랑한다는 손신호를 보내고 있다.
넥스트샤크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하와이주의 식료품점 경비원이 여성의 지갑을 주워 자전거를 타고 5㎞ 떨어진 여성의 집에 찾아가 돌려준 일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마지막날 ‘착한 사마리아인’ 행동의 대가로 승용차 한 대를 선물 받았다.

마우이 섬 카훌루이에 있는 식료품점 푸드랜드를 경비하던 아이나 타운센드(22)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달 어느날 쇼핑 카트를 정리하던 중 지갑 하나를 주웠다. 지갑 주인은 클로이 마리노였고 주소를 알아볼 수 있었다. 5㎞ 떨어진 곳이었는데 그는 5년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해 자전거 밖에 타고 갈 게 없었다.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클로이는 집에 돌아와 있었다. 생후 5개월 된 아들과 함께 장을 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탓이었다. 누군가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타운센드가 싱긋 웃고 있었다. 식료품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는 언덕배기가 있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올라오기 힘든 일이었을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지갑을 돌려주려고 달려온 것이었어요. 정말 대단해요.” 타운센드는 마침 근무 시간까지 조금 짬이 남아 그녀의 집을 찾아올 수 있었다며 곧바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물론 클로이는 사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타운센드는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그는 다만 성탄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지갑을 돌려주고 싶었을 따름인데 됐으니 그만이라고 했다.

남편 그레이 마리노가 이 얘기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해서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낯선 이에게 친절을 베풀고 환대하는 섬 원주민들의 알로하 정신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말로는 이 신사의 정의를 표현할 길이 없다. 그의 진심은 우리 섬에서, 또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지 보여준다”고 적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레이의 친구 그레고리 고뎃이 고펀드미 페이지를 만들어 5000달러를 모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타운센드에게 자동차를 사주자고 했다.

목표액의 네 배가 넘는 2만 2500달러(약 2457만원)가 모금됐다. 2017년식 폭스바겐 제타를 신년 전야에 선물 받고도 돈이 조금 남아 금융상품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고뎃이 투자에 대해 조언하기로 했다.

그는 CNN 방송에 새 차 얘기를 듣고 슈퍼볼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뻤다며 “그저 출퇴근을 편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제는 가족을 위해 훨씬 많은 일을 하게 됐다. 그게 더 큰 그림의 일부”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