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식 ‘깜짝 스타’
미혼모 가정서 자란 젊은 시인 고먼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인수위에 추천
‘의회 난입’ 사태 때 완성한 시 직접 낭독
“새벽이 떠오른다… 빛이 함께하리라”
美 언론 “고먼이 ‘쇼’를 훔쳤다” 호평
‘反트럼프’ 레이디 가가가 국가 불러
미국의 희망 담아 낭독한 詩 ‘우리가 오르는 언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 축시 낭독자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의 취임식장 연단에 오른 어맨다 고먼이 열정적인 손짓과 함께 시를 낭독하고 있다. 22세인 고먼은 역대 최연소 축시 낭독자다.
워싱턴DC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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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단연 취임식 축시를 낭독한 흑인 여성 시인 어맨다 고먼(22)이었다. 이날 의사당의 취임식 연단에 서서 당찬 목소리로 축시를 낭독한 청년 문학도에게 모든 미국인들의 시선이 쏠리자 NBC뉴스는 “고먼이 ‘쇼’를 훔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고먼은 역대 축시 낭독자 가운데 최연소다.
코로나19와 테러 위협으로 삼엄한 분위기 속에 황량함까지 느껴졌던 취임식이었지만, 고먼의 자작시 ‘우리가 오르는 언덕’은 미국인들에게 벅찬 희망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미혼모 가정에서 태어난 고먼의 자전적 이야기도 담긴 이 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가 있었던 지난 6일 밤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 가족들이 취임식을 마치고 링컨기념관 안에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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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먼은 이날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선물한 새장 문양의 반지를 끼고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날 시 낭송이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라는 자서전을 남긴 흑인 여성 시인 마야 안젤루에 대한 헌사였다고 전했다.
이날 취임식은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도로가 모두 폐쇄된 가운데 진행됐다. 취임식 때마다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던 명소인 의사당 앞 내셔널몰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대신에 19만 1500개의 성조기와 50개 주 및 자치령 깃발이 꽂혔다. ‘깃발의 들판’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간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미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조성됐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취임식에서 미국 국가를 열창하고 있다. 레이디 가가는 평화를 상징하는 황금빛 비둘기가 가슴에 새겨진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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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왼쪽부터),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전 녹화한 취임 특별프로그램 ‘셀러브레이팅 아메리카’(Celebrating America)에서 통합과 민주주의 가치 등을 당부하는 조언과 격려를 하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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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이어 백악관에 들어가기 직전엔 NBC의 마이크 메멀리 기자가 소감을 묻자 “집에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승리 후 백악관에 실제 입성하는 첫 순간이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1-01-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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