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미디어협동조합 방송’ 출범, 성공 열쇠는…

국내 첫 ‘미디어협동조합 방송’ 출범, 성공 열쇠는…

입력 2013-03-12 00:00
수정 2013-03-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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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본에서 독립한 ‘국민TV’ 한정된 송출 플랫폼 극복이 과제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내세운 ‘국민TV’가 이달 초 공식 출범했다. ‘국민TV’는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미디어협동조합의 형태를 띠고 새로운 방식으로 발족했으나, 과연 작명한 대로 ‘국민TV’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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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발기인 및 설립동의자 500여명이 이달 초 서울시청 신관 다목적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있다. 국민TV 제공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발기인 및 설립동의자 500여명이 이달 초 서울시청 신관 다목적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있다.
국민TV 제공
그동안 해외에선 4대 통신사 중 하나인 AP통신이, 국내에선 일부 지역의 풀뿌리 신문사들이 협동조합을 표방해 왔다. AP통신은 신문사와 방송국을 가맹사로 둔 비영리 협동조합이라는 게 차이점이다. 선키스트나 FC바르셀로나 등이 대표적인 협동조합 기업으로 불황에도 잘나가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수익 창출도 꾸준하다.

‘국민TV’는 또한 자본 확충 과정에서, 1988년 ‘대중 정론지’를 표방하며 창간한 한겨레신문의 국민주 방식과 다른 길을 택했다. 국민주 방식은 지분 크기에 따라 투표권이 커지지만, 협동조합은 계좌 수에 상관 없이 1인 1표 행사가 가능하다.

조상운(전 국민일보 노조위원장) ‘국민TV’ 사무국장은 11일 “설립준비위가 지난해 12월 22일 첫 모임을 가진 뒤 수차례 논의를 거쳐 지난 1월 협동조합 형태로 출범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서울시청 신관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선 500여명이 참석해 초대 이사장으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을 선임했다. 상임이사로는 정운현 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 최동석 한양대 특임교수,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비상임 이사로는 강동균 전 MBC 라디오국장, 김정란 상지대 교수, 이재정 변호사 등이 뽑혔다. 최근 해직된 이상호 전 MBC 기자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18대 대선 뒤 일부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의 편향성을 비판하며 태동한 만큼 진보진영의 색채가 강하다.

‘국민TV’가 외부적으로 밝힌 목표 자본금과 조합원 수는 각각 500억원과 100만명. 지난달 28일까지 2주간 벌인 발기인 및 설립동의자 모집에서만 1009명이 10억 9400만원의 출자금을 모았다. 1계좌당 출자금은 5만원, 조합원의 월 회비는 1만원 안팎이다. 내부적으론 10만여명의 조합원을 모집해 50억원 이상의 자금만 마련하면 방송사의 지속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TV’의 법인명인 ‘미디어협동조합’ 측은 당분간 조합원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음 달까지 1차 조합원 모집을 끝내고 출자금의 규모에 따라 방송국 크기와 장비, 인력 등을 재조정할 예정이다. 상반기 시험방송을 거쳐 하반기 중에는 시사보도 중심의 정규 방송에 도전한다. 매일 4시간 분량의 자체 방송을 제작해 하루 6차례 반복하는 24시간 방송을 구상한다.

방송 송출 플랫폼은 인터넷 기반 방송 콘텐츠 서비스인 ‘OTT’(Over the Top) 방식이 유력하다. 미국의 넷플릭스, 훌루, 우리나라의 티빙, 푹(POOQ)처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정용 TV에도 별도의 OTT용 셋톱박스를 부착하면 방송을 볼 수 있다. 아날로그 TV가 디지털로 송신하는 지상파방송의 직접 수신을 위해 셋톱박스를 다는 것과 비슷하다. 케이블이나 IPTV로 분류되지 않아 당장 미래창조과학부나 방통위의 인·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조 사무국장은 이날 “스마트TV와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며 “인터넷 방송으로 경쟁력을 키운 뒤 케이블의 보도채널이나 종편 형태로 영역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송출방식을 철저히 거부한 ‘국민TV’의 선택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가정용 TV로 시청하려면 셋톱박스 설치에 별도의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다. 전체 90% 이상이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보는 상황에서 굳이 국민TV를 보고자 추가로 셋톱박스를 달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OTT를 ‘부가 IPTV사업’으로 규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진보진영의 인터넷방송인 ‘라디오21’이 청취자층을 확장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양질의 콘텐츠 확보와 기성 방송 송출 플랫폼을 확보할 필요성 등이 제기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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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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