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투란도트’ 무대 서는 소프라노 이승은·테너 이범주
동문에 전공 변경 등 공통점… 밀라노서 우연히 만났던 인연
이승은 “다시 신인처럼”… ‘칼라프 데뷔’ 이범주 “멋있는 역할”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승은(왼쪽)과 이범주가 함께 웃고 있다.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8/15/SSC_20230815024125_O2.jpg)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승은(왼쪽)과 이범주가 함께 웃고 있다.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8/15/SSC_20230815024125.jpg)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승은(왼쪽)과 이범주가 함께 웃고 있다. 류재민 기자
“이탈리아에서 유학할 때 밀라노 지하철에서 우연히 선생님을 보고 인사드렸었거든요”라는 이범주의 말에 “제가 기억력이 좋거나 한 게 아닌데 인사를 너무 깍듯하게 해서 기억하고 있어요”라고 거드는 이승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두 사람이 떠올린 몇 년 전 그 언젠가 첫 만남의 순간이다.
![‘투란도트’를 연습 중인 이범주와 이승은. 예술의전당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8/15/SSC_20230815103606_O2.jpg)
![‘투란도트’를 연습 중인 이범주와 이승은. 예술의전당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8/15/SSC_20230815103606.jpg)
‘투란도트’를 연습 중인 이범주와 이승은. 예술의전당 제공
이승은은 “메조소프라노는 고음을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저는 고음을 쉽게 내는 편이었다”면서 “그전부터 소프라노가 맞다는 얘기를 들어서 확인은 콩쿠르로 하자고 했는데 자꾸 입상하더라”며 웃었다. 이범주는 “독일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고민이 많을 때 테너 노래를 그냥 외워서 이탈리아로 넘어가 레슨을 받았는데 선생님들이 잘한다고 했다. 마리아 카닐리아 국제콩쿠르에 나가서 1차만 통과하면 바꾸자 싶었는데 1등을 했다”고 떠올렸다.
‘투란도트’는 얼음처럼 차갑고 아름다운 공주 투란도트와 망국의 왕자 칼라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아리아 ‘네순 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테너 중 가장 강한 소리를 내야 하는 스핀토 테너와 소프라노 중 가장 강한 소리를 내야 하는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고난도 테크닉이 필요해 쉽게 만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짝을 맞추는 두 사람은 나란히 모교인 단국대에 출강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장동료이기도 하다.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8/15/SSC_20230815103622_O2.jpg)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짝을 맞추는 두 사람은 나란히 모교인 단국대에 출강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장동료이기도 하다. 류재민 기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23/08/15/SSC_20230815103622.jpg)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짝을 맞추는 두 사람은 나란히 모교인 단국대에 출강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장동료이기도 하다. 류재민 기자
이범주는 칼라프로 처음 데뷔한다. 그는 “‘네순 도르마’를 불러 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오페라는 나이 들어 하고 싶었는데 예술의전당 기획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부담이 많이 됐지만 주변에서 잘 도와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너가 멋있는 역할이 많이 없는데 칼라프는 죽지도 않고 사랑을 쟁취하는 멋있는 역할이다. 주변에서 ‘나도 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는 자랑도 곁들였다.
닮은 점도 많고 인연도 각별한 두 사람은 15·17·19일 공연에 나선다. 이승은이 “관객들이 몰입될 수 있도록 엄청 잘하더라. 하다 보니 칼라프에게 점점 빠져든다”고 칭찬하자 이범주는 “선생님이 워낙 많이 해 보셔서 처음부터 제가 스며들 수 있게 해 주셨다”고 화답하며 무대에서 선보일 환상의 호흡을 예고했다.
2023-08-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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