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험로에서 ‘이름을 날리는’ 당신을 위해…‘김단오 씨, 날다’[어린이책]

일상의 험로에서 ‘이름을 날리는’ 당신을 위해…‘김단오 씨, 날다’[어린이책]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4-01-25 10:07
업데이트 2024-01-25 11: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김단오 씨, 날다

임복순 지음/도아마 그림/창비/116쪽/1만 2000원
이미지 확대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 속 도아마 작가의 그림. 창비 제공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 속 도아마 작가의 그림.
창비 제공
‘할아버지가 보내 주신 감자를/열심히 구워 먹고 삶아 먹었지.//다 먹고 나니까/또 감자 생각이 나.//요 며칠 사이에 감자가 나를/확실히 구워삶아 놓았어.’(구워삶기)

슬몃 웃음이 비어져 나오는 언어 유희 속 포근한 유머가 동시 읽는 재미란 이런 것임을 새삼 일러준다. 2011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에는 이처럼 따뜻한 시선과 감칠맛 나는 문장으로 쓰인 시들이 정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표제작 ‘김단오 씨, 날다’에서는 비상과 추락을 거듭하는 셔틀콕에서 이름을 날리는 셔틀콕 생산자를 발견하는 시인의 세심한 관찰과 발상이 돋보인다. 일상의 무게에 짓눌리거나 삶의 험로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이들을 향해 ‘톡 탁 톡 탁’ 띄워올려주는 응원과 격려 같다.

‘톡 탁 톡 탁/배드민턴을 한다.//하얀 깃털 단 공이/난다.//하얀 깃털 단 공 속/까만 이름이/난다.//(셔틀콕 생산자 김단오)//여기서/저기서/김단오 씨가 이름을 날린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시인은 아이들의 천진함과 순진무구함으로 세상이 환해지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시로 알알이 맺어놓았다. ‘통일은 어려운’ 1학년 학생들의 화장실 가는 시간에서도, 선생님을 ‘완벽한 사람’으로 봐주는 아이들의 사랑에서도 시를 건져올린다. 이렇게 시인은 “동시는 어린이들에게서 출발해야 하며 거기서 나아가 어른 독자들에게도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문학”이라는 스스로의 동시론을 자신의 작품으로 펼쳐보인다.

‘가장 먼저 교실에 들어온 태성이가 책을 본다.//뒤에 온 동주가 책가방 내려놓고//태성이 오른쪽 어깨 뒤에 붙어 책을 본다.//다음에 온 정민이도 책가방 내려놓고//태성이 왼쪽 어깨 뒤에 붙어 책을 들여다본다.//태성이가 눕혀 놓고 보던 책을 슬그머니 세운다.//아침 햇살은 교실 가득 스며들고//태성이 양쪽 어깨에는 날개가 돋아 있다.’(아침에 돋는 날개)
이미지 확대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 속 도아마 작가의 그림. 창비 제공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 속 도아마 작가의 그림.
창비 제공
이미지 확대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 표지 창비 제공
임복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김단오 씨, 날다’ 표지
창비 제공
정서린 기자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