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보냈다는 시각에 항공기 탑승중이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9일 자신이 4ㆍ11 총선 비례대표 공천희망자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는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며 “누군가 제 이름과 번호를 이용해서 컴퓨터 시스템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인터넷방송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양경숙씨에게 4ㆍ11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부탁하며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씨의 휴대전화를 압수 분석하는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가 발신자로 표시된 문자메시지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관련 증거를 제시하며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 대변인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4일 박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월9일 오후 2시36분에 박 원내대표 명의로 문자를 받았다며 문자메시지 통화내역을 전달했다.
당시 이씨는 “양씨가 박 원내대표를 얘기하며 돈을 받아갔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는 것이 우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씨가 전한 문자메시지에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박지원이 밀겠습니다. 12번, 14번 확정하겠습니다. 이번 주 8개는 꼭 필요하고, 다음 주쯤 10개 완료돼야 일이 스무스하게(부드럽게) 진행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우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시각에 광주에서 김포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해 있었다”며 해당 항공사의 탑승사실 조회서까지 공개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와 양씨가 3천여건의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통화는 14번 정도 했다고 한다”며 “양씨는 문자메시지를 주로 이용하는데 박 원내대표가 모든 문자에 회신을 하다 보니 문자 교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양씨가 모 지역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는데 적절치 않아 그 문자에 답변하지 않았다”며 “그 후로는 문자 통화가 끊기고, 양씨가 (트위터에서) 박 원내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는 3월3일 양씨, 3월16일 (모 세무법인 대표) 이모씨, 3월17일 (사업가) 정모씨로부터 각각 500만원의 합법적 후원금을 받았고, 그 외 어떤 금품도 수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아울러 박 원내대표가 비례대표 공천심사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가 3월15일 양씨와 비례대표 신청자 3명을 만나 저녁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천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은 3월15~16일 서류심사를 통해 63명을 선정해 17~18일 면접을 실시했는데, 일정상 공천과정에서 이들을 봐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3명의 공천 신청자들은 서류 심사 단계에서 탈락했다.
우 대변인은 양씨가 3월 말 민주당에 6천만원을 송금한 내역을 검찰이 입수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번 수사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박 원내대표에 대한 명백한 표적탄압임이 분명하다”며 “검찰의 수사내용 유출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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