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평가위원장으로 외부인사 검토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대선 패배 이후 아노미 상태에 빠진 당을 추스를 비대위가 어떤 진용을 갖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약 3개월짜리 시한부 ‘관리형 지도부’이긴 하지만 당내 화합과 함께 혁신ㆍ쇄신의 의지도 담아내야 할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10일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단 오찬을 비롯, 당내 각 그룹별로 연쇄 접촉을 이어가며 비대위 인선을 위한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초 이날까지 비대위 구성을 마친다는 방침이었으나, 박용진 대변인은 “주말까지 갈 수 있다”면서 “다음주 월요일 비대위 첫 회의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2∼3명 이상의 외부인사를 포함, 총 9명 선에서 구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노ㆍ장ㆍ청의 조화 속에 계파 및 지역 안배가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친노 주류 및 대선 과정에서 전면에 섰던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임위원장단 오찬에서도 초계파ㆍ탕평 인사 요구와 함께 “친노 핵심 인사들은 당분간 2선으로 후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산하에 대선평가, 전대준비, 정치혁신 등 3개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적임자 물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그는 전날 수락연설에서 대선평가위원장 후보에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 전대 준비위원장 후보군으로 정동영 정대철 상임고문 등을 각각 거론했으나 이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 측은 “단순한 예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외부 인사 참여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선평가 업무의 경우 외부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이 지난해 4ㆍ11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이준석 비대위원 케이스와 같은 ‘깜짝 인선’이 이뤄질지도 주목되지만, 비대위 기간이 짧고 권한에 한계가 있는 데다 배타적인 당내 문화, 민주당에 대한 외부의 따가운 시선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인사를 영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비대위가 당내 분란 최소화를 우선하는 바람에 혁신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진용이 갖춰지는 대로 최우선으로 비대위원 등 당 관계자들이 버스로 전국을 투어하면서 대선 패배와 관련, 지지자들에 대한 사과와 위로, 힐링의 시간을 가질 계획으로 전해졌다.
박용진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문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선후보에게 전국을 돌며 지지자에게 사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는 한 언론보도에 대해 “‘힐링버스’에 문 전 후보도 같이 타는 것이냐는 질문에 ‘같이 다니면 좋죠’라고 말한 게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 비대위원장이 전날 정치혁신 분야와 관련, 문 전 후보 역할론을 언급한 것과 맞물려 비주류에서는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분위기이다.
비주류의 김영환 의원은 YTN에 출연, 문 전 후보의 정치쇄신 역할론에 대해 “바로 당에 나와서 당의 혁신, 정치개혁을 논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은인자중할 필요가 있다”며 당 노선의 중도진보주의 회귀를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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