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 증인 원세훈 ‘차분’, 김용판 ‘여유’

국정원 국조 증인 원세훈 ‘차분’, 김용판 ‘여유’

입력 2013-08-16 00:00
수정 2013-08-16 11: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원세훈, 시종 두손 깍지끼고 선택적 답변김용판, 때론 웃음 머금은 채 적극 항변

국가정보원 댓글 국정조사 청문회에 16일 증인으로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나란히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여야 위원들의 질문에 조목조목 답변했다.

두 증인은 출석만 하고 증언을 거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오히려 청문회장을 활용해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것이다.

다만 오전 10시 청문회 시작과 함께 입장한 김 전 청장은 추가 답변시간을 요청하고 때로 제스처를 취하는 등 ‘당당한’ 태도로 항변한 반면, 오후 2시 출석한 원 전 원장은 시종 책상 위에 두 손을 깍지 낀 채 움직임을 최소화 하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원세훈 전 원장 = 수감 생활 중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원 전 원장은 평소 잘 착용하지 않던 뿔테 안경까지 쓰고 증언석에 앉았다.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변호인을 대동하고 청문회에 참석했다.

원 전 원장은 김 전 청장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은 뒤 신기남 위원장으로부터 증인선서를 요구받자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과 형사소송법이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두고 있음을 인용, 이를 거부했다.

원 전 원장은 잠시 준비해온 자료를 검토하고는 깍지를 끼고 앞으로 몸을 기울인 채 손동작을 포함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의원들의 질문에 비교적 차분하게 답했다.

특히 선거 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반면 국정원의 기능을 비롯해 보안상 민감한 내용이나 정치적 사안, 그리고 자신에 대한 기소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이 같은 태도에 “자신에게 유리한 답변만 하느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김용판 전 청장 = 처음부터 ‘당당한’ 자세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변호사를 대동한 채 출석한 김 전 청장은 신 위원장이 증인 선서를 요구하자 선서를 거부하면서 “거부 소명서를 대신 제출하겠다”고 하고 ‘거침없이’ 소명서를 읽어 내려갔다. 본격적인 신문에 앞선 기선제압 시도라는 인상을 남겼다.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김 전 청장은 이후 증인석 의자에 등을 기대어 상체를 약간 뒤로 기울인 채 자세였다. 보기에 따라선 ‘증인스럽지 않은’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김 전 청장은 전혀 주눅 든 기색 없이 질문하는 위원들을 일일이 응시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일부 답변에서는 양팔을 넓게 벌려 책상을 짚으며 “떳떳하고 당당하다”고 수차례 말하는 등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으며, 일부 야당 의원들의 질문 때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머금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증인 선서를 거부하기는 했지만 실제 질의·답변이 이어지자 “검찰의 공소장 전제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정면 대응했다.

특히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증인선서 거부를 두고 “떳떳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하자 신기남 위원장의 만류에도 “소명을 해야겠다”며 반박에 나서 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또 수사 발표가 있던 작년 12월16일 오전 국정원 직원을 만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사실무근에 뜬소문이다. 병원에 가서 손톱 치료하고 오후 2시에 출근했다며 당장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일부 경찰관들이 김 전 청장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이 한겨레 신문에 났다”고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적하자 김 전 청장은 “한겨레신문은 보지 않는다”며 굳게 입을 닫았다.

김 전 청장은 민주당 측에서 경찰청 디지털 분석관들의 대화가 담긴 CCTV영상을 수사 축소·은폐의혹 증거로 제기한 데 대해 “녹화실에서 하도록 내가 지시한 것이다. 127시간 전체 내용을 보게 되면 실체적 진실을 알 것”이라며 반박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4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4 / 5
3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