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회방문 여야회동 ‘파격제안’ 배경은

朴대통령, 국회방문 여야회동 ‘파격제안’ 배경은

입력 2013-09-12 00:00
수정 2013-09-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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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다음날 제안…정국교착시 경제활성화ㆍ일자리창출 입법지장 판단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6일 국회를 방문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베트남 국빈방문에 대한 설명회를 가진 뒤 연이어 여야 대표와 3자 회동을 갖자고 12일 전격 제안한 것은 내용과 시기 면에서 두루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시기적으로 박 대통령의 이날 제안은 순방을 끝낸 바로 다음날 나옴으로써 정치권 안팎의 예상을 깼다.

지난달 3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양자회담 제안에 박 대통령이 사흘만에 당 원내대표까지 참여하는 5자회담을 역제안한 뒤 약 한 달간 입장 변화가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방향 선회다.

다만 민주당이 청와대의 제안을 직접 수용하지 않고 유보함으로써 이번 제안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 朴대통령, 정기국회 野협조 얻기위해 대화 선택 = 더는 교착 정국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추석 전까지도 이 상황이 풀리지 않으면 추석 이후에도 9월 정기국회가 파행하면서 민생입법 통과가 계속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운영의 최우선적인 화두로 제시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달성에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인식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대야소’(與大野小)의 국회 의석분포에도 불구하고 ‘60%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선진화법으로 인해 이제는 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법안도 사실상 처리할 수 없게 됐다는 점도 박 대통령의 선택을 재촉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취임 후 정부조직법이 장기간 국회에서 표류했던 ‘아픈’ 기억도 박 대통령의 뇌리에 여전한게 현실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다뤄야할 민생법안도 많고 내년도 예산심의도 신중히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되기를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그런 생각의 일단을 보여준다.

결국 정기국회 입법과 예산 처리시 야당의 협조를 얻기위해서는 더이상 회동을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직시했다는 것이다.

야당의 압박에 더해 여당 내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던 것도 간과할 수 없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을 순조롭게 마치고 국정수행 지지도가 올라간 가운데 국회파행을 방치했다가는 ‘외치는 성공, 내치는 불통’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외교성과가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생각을 박 대통령이 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朴대통령 국회방문 ‘파격’…대치정국 해소 주도적 모습 과시 = 박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찾아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여야 대표와 3자 회동을 하자고 제안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이 순방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정현 홍보수석은 “불투명하게 만나는 것보다 국민 앞에 투명하게 만나서 서로 못할 이야기가 없이 얘기를 다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회 협조를 구할 일이 많으니 국회를 존중하고 정국 교착에 대한 적극적 해결의지를 보이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취임 후 대통령의 통치철학이자 신념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밝히고 뒷거래나 부정부패와 관련한 어떤 것에 대해서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불법 대선운동의 도움을 받았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무관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국정원 댓글 의혹이나 국정원 개혁 이슈 또한 회동의제로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회동 장소를 청와대가 아닌 국회로 한 것은 박 대통령이 직접 ‘민의의 전당’을 찾아 의회 지도자들에게 국정을 설명하고 갈등을 빚는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경색정국 타개의 이니셔티브를 쥐고자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으로써 국정원 댓글 의혹 등에 대통령의 사과 등 청와대의 직접 대응을 요구하는 야당의 공세를 비켜가는 효과도 고려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정국대치를 풀기 위해 회동의 형식은 5자에서 3자로 비록 양보했지만 정치권의 갈등은 가급적 국회에서 해결하고 대통령 자신은 민생에 매진하겠다는 신호가 이번 ‘국회 방문’의 상징적 의미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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