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있다”…潘風 정체속 보폭 넓히는 범여권 잠룡들

“우리도 있다”…潘風 정체속 보폭 넓히는 범여권 잠룡들

입력 2017-01-22 10:14
수정 2017-01-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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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군 설연휴 前 존재감 과시 총력전

그동안 ‘반기문 그늘’에 가려져 있던 범여권 대권 잠룡들이 서서히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선두 각축을 벌여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자, 그간 숨죽이고 있던 군소 대선주자들이 설 연휴 전후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바른정당의 유력 잠룡인 유승민 의원이 오는 26일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김세연·박인숙·유의동·이학재 의원과 조해진·김희국·권은희·민현주·이종훈 전 의원 등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당시 호흡을 맞췄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캠프 조직이 갖춰졌다.

공식출마 선언 이후에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방송 출연 등 언론 노출도를 늘리면서 유 의원이 상대적으로 약한 대중 인지도를 부쩍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유 의원은 반 전 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다음으로 지지율이 높다.

같은 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는 오는 25일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세종시 수도 이전과 모병제 도입, 한국형 자주국방, 사교육 폐지와 같은 정책 비전을 무기로 삼는 동시에 바른정당을 이끌 ‘젊은 리더’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들은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지지율 추이가 기대만큼 상승세를 타지 못하자 그 ‘틈’을 이용해 자신들이 보수진영을 대변할 ‘진정한 후보’임을 강조하려고 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직격탄을 맞았던 새누리당 안에서도 군소주자들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사람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으로, 이번 대선 도전이 네 번째다.

오랫동안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면서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적극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주 포항·울산·대구 등 보수의 정치적 텃밭을 훑은 데 이어 주말과 다음 주에 부산·창원과 대전·세종 등 충청권, 설 연휴 이후에는 수도권까지 두루 누빈다는 계획이다.

현재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당을 어느 정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음달 초 쯤으로 출마선언 시점을 잡고 있다.

김 지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외교를 하는 분이니 종목이 피겨스케이팅이라면 정치는 킥복싱 같은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경륜을 반 전 총장과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았다.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원유철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애초 설 연휴 전에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당 쇄신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2월 초로 시점을 다시 잡았다.

5선 국회의원이라는 정치적 경륜을 갖췄으면서도 50대라는 젊은 나이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당내 40∼50대 초·재선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결집해 ‘새로운 보수를 위한 4050클럽’도 구성한 상태다.

그러나 지지율이 1∼2%대에 그치거나 아예 여론조사에서 제외될 만큼 미흡한 인지도 문제는 이들 여권 군소주자가 반드시 돌파해야 할 숙제다.

또 새누리당의 경우 다른 정당과 속도를 맞춰 섣불리 대선모드로 전환하면,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을 내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는 딜레마가 큰 고민거리다.

한 새누리당 대선주자 측은 통화에서 “그렇다고 이대로 ‘불임정당’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오히려 헌재 결과만 기다리는 건 새누리당이 ‘박근혜당’이라는 걸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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