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때처럼…나라살림 놓고 1박 2일 끝장토론

참여정부 때처럼…나라살림 놓고 1박 2일 끝장토론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7-07-20 22:56
수정 2017-07-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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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전략회의 첫날

여당 지도부·부처 실장 첫 참석
분야별 우선순위로 총액 정하고
예산편성 때 부처 자율성 강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구상했던 국가재원배분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소매 걷고 계급장 떼고’ 토론해 분야별 재원 배분과 지출 한도 등을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자리였다. 당시 청와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서 국가재원배분회의를 지켜봤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재정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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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국가재원배분회의
참여정부 시절 국가재원배분회의 2007년 4월 14일 열린 국가재원배분회의에서 당시 노무현(왼쪽 두번째)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맨 오른쪽에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노무현 사료관
이날 회의에는 과거와 달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박범계 정책조정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 6명도 처음 참여했다. 정부와 여당이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가 재정정책과 재원 배분을 논의하자는 의미에서다. 추 대표는 ‘뜨거운 감자’인 증세 문제를 구체적인 방법론과 함께 제기해 회의장 열기를 달궜다.

17개 정부부처의 1급 실장들도 처음 배석했다. 각 부처가 회의 결과를 공유하면서 책임지고 이행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형식적 회의로 전락했던 국가재정전략회의를 명실상부한 ‘국가재정 최고의사결정회의’로 복원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21일까지 이틀간 끝장토론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국무위원들도 여간 준비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장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향후 5년간의 재정정책 방향과 지출 구조조정 방안이 이 자리에서 확정되고 이를 토대로 분야별 재원 배분 방향이 결정된다. 분야별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라도 하면 ‘5년 동안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한다. 물론 반대로 두고두고 ‘업적’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참석자들의 발언이나 토론 내용은 철저하게 비공개이지만 참석자가 많다 보니 간간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실제 2005년 열린 첫 재원배분회의에서 지은희 당시 여성부 장관은 성인지예산을 의제로 제시해 관철시켰다. 반면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는 농림부 예산을 삭감하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난상토론 끝에 기각되는 ‘굴욕’을 겪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구상했던 재정개혁의 두 축을 복원하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전략회의에서 분야별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각 정부부처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총액배분 자율편성’ 제도의 부활인 셈이다. 예산 당국이 개별 사업 예산을 일일이 결정하고 국무회의에서 승인하는 방식과 달리, 총액배분 자율편성 제도는 각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되 기획재정부의 미시적 통제는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참여정부 당시 제정한 국가재정법에도 들어 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원윤희(세무학과) 서울시립대 총장은 “각 부처에 예산편성을 모두 맡겨 놓는 것도 문제는 있다. 기재부가 큰 틀에서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다만 지나치게 미시적인 간섭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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