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편의제공 요청한 사실 없고 구체적 결정도 되진 않아”“만경봉92호, 미국과 협의해 제재 대상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
통일부는 6일 동해 묵호항으로 들어오는 북한 만경봉 92호와 관련, 식자재와 유류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2년 아시안게임 등 전례에 준해서 (만경봉 92호에)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편의제공 품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음식, 기름, 전기 등”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이후 기자단에 보낸 문자공지를 통해 “이는 남북 합의상 편의제공과 관련하여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사안으로, 현재 북측이 요청한 사실도 없고 편의제공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도 없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통일부는 “정부는 제재위반 논란이 발생되지 않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묵호항에는 선박에 전기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우리가 만경봉 92호에 전기를 공급한다면 이는 유류를 제공해 배의 발전기를 가동시키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는 이날 오전 동해 해상경계선을 넘었고 오후 5시께 동해 묵호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예술단은 이 배를 숙소로도 사용할 계획으로, 현재 예술단 인원 114명과 지원인력이 탑승하고 있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그는 예술단의 도착 이후 일정에 대해 “현지에서 간단한 환영행사가 있을 것”이라며 “(그 이후) 보통 리허설이 예정돼 있는데 세부적인 것들은 도착해서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정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만경봉 92호의 귀환 일정에 대해선 “아직 확정이 안 됐다.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
만경봉 92호의 국내 입항은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금지한 5·24조치에 위배되지만,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예외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 당국자는 5·24조치에 대한 입장과 관련, “지난 정부 때도 상황에 따라 유연한 조치를 했었다”면서 “남북관계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경봉 92호가 미국의 독자제재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미측과 협의해서 제재 대상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예술단 공연에서 남북 협연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협연은 현재 시간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남북이 합동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그 부분들은 조금 협의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방한계선(NLL) 대신 ‘해상경계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데 대해선 “동해상에는 섬이 없기 때문에 육지에 경계선을 해서 일직선으로 쭉 (긋는다). 동해상에는 하나의 해상경계선만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