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주말 서울서 개최”…10·30 대법 판결후 첫 실질 협의
일본 기업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양국이 이르면 이번 주말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20일 파악됐다.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국장급 협의를 조만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일측과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이어 “우리 정부는 대법원 판결 문제를 포함하여 양국 관계 제반 현안에 대해 일측과 다양한 수준에서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은 이번 주말 서울에서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석하는 한일 국장급 협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번에 국장급 협의가 열리면 10·30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한일간 갈등이 불거진 이래 사실상 처음 양국 정부 당국이 강제동원(징용) 문제를 놓고 대면 협의하는 자리가 된다.
대법 판결 이후 한동안 한국을 향해 감정적인 발언을 연달아 쏟아내던 일본 측이 최근 ‘한국 정부의 대응을 기다리겠다’는 등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국 갈등이 다소 진정되는 흐름에서 대화가 이뤄지게 됨에 따라 논의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19일 일본 기자클럽에서 한 회견에서 강제동원 판결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한일관계의 법적 기반을 손상하지 않도록 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의 대응을 기다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가 연내에 강제 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협의에서 이런 내용이 거론될지가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입장 정리 시기에 대해 언제라고 밝힌 적은 없으며,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정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가나스기 국장은 한국 주재 일본 공관장 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계기에 우리측과 국장급 협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카운터파트이기도 해 한일 북핵 수석대표협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인정한 지난 10월과 11월 우리 대법원판결에 대해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반한다”, “국제법 위반이다”라며 반발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