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文대통령, 현충일에 이 중사 조문한 까닭은?

[뉴스분석]文대통령, 현충일에 이 중사 조문한 까닭은?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1-06-06 16:53
수정 2021-06-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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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성추행 사건’국민공분 공감, 단호 대응 메시지

부실급식 등 대국민사과 이어 유족에 “지켜주지 못해 죄송”

3일 긴급지시, 4일 공군총장 사의수용… ‘소통’ 강화 측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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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모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2021.6.6.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모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2021.6.6.
청와대 제공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문재인 대통령)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주십시오.”(공군 이모 중사 아버지)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뒤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추모소를 조문하고, 이처럼 유족에게 직접 사과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가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호소하자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다짐한 뒤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 텐데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에도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추모소를 찾은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현충일 추념사에서 “아직도 일부 남아 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면서 이 중사의 죽음을 가해자 개인의 일탈인 아닌 ‘군 문화의 폐습’으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문 대통령은 군내 부실급식 논란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두 사건 모두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고, 언론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알려지기까지 군과 국방부가 덮으려 하거나 소극 대응으로 일관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해 재발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중사의 죽음 이후 군의 묵살·회유 등 2차 가해 정황과 은폐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도 격노했고, 지난 3일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튿날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밝히자 문 대통령이 즉각 수용 의사를 공표한 것도 ‘일벌백계’를 통해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군 문화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이었다.

두 사건을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한 데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의 ‘인권’과 ‘일상’까지 국가가 지켜내는 것 또한 보훈의 확장된 개념에 포함된다는 판단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애국의 한결같은 원동력은 공동체에 대한 믿음”이라는 문 대통령 발언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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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2021.6.6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현충탑에서 분향하고 있다. 2021.6.6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은 지난달 국가 시설인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이선호 씨에 이어 20여일 만이며 현 정부 들어 7번째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이씨와 이 중사의 죽음은 공공영역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벌어졌고, 당국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더 큰 파장을 빚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조문을 통해 분노한 여론에 공감하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밝힘으로써 또 다른 의미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일 긴급지시와 4일 이 총장의 사의 수용, 이날 대국민 사과까지 유족과의 만남에 앞서 강도 높은 조치들을 잇달아 쏟아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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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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