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보고 끝… 5년 전과 비교
‘낮고 조용한’ 실무형을 강조했던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7일 1주일간의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관료사회를 강하게 질타했다면 박 당선인 인수위는 공약 실천에 소극적인 공무원 업무 관행과 싸워야 했다. 인수위의 ‘점령군’ 행태는 사라졌지만 박 당선인 특유의 비밀주의가 인수위를 점령했다.노무현 정부 인수위가 ‘토론식’, 이명박 정부 인수위가 ‘질책식’으로 진행됐다면 박 당선인 인수위는 ‘밀봉 분위기’가 압도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위원과 공무원 간 자유토론이 화제가 됐던 반면 이명박 정부 인수위는 “핑계를 댄다”, “간보기 식 보고를 한다”는 등 부처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번 인수위는 행정부와 표면적으로는 수평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공약이행 방안에 대한 부처의 소극적 태도, 실효성이 부족한 예산절감 방안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관행대로 흘러가려는 공직사회의 안이한 태도가 박 당선인에게는 ‘손톱 밑 가시’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 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이런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부처마다 비상이 걸려 보고서를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3-01-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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