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약 ‘지방선거 겨냥한 공짜·퍼주기’ 규정해 맹공’황제노역’ 판·검사 특별감찰관 대상 포함 추진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공식 천명한 것은 그동안 법안 ‘병목현상’의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본회의는 물론 상임위 단계에서조차 국회의원 60%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안건을 통과하도록 한 선진화법은 민주주의의 원칙인 다수결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는 게 지난 11개월간 원내사령탑을 맡아온 최 원내대표의 평소 소신이다.
◇ “선진화법은 국회 마비법” = 최근 논란이 된 원자력방호방재법, 기초연금법이나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정부조직법 등 예전 같았으면 다수당의 의지대로 통과됐을 법안들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진통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선진화법은 국회 마비법”이라는 표현에서 이러한 불만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다만 지난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주도로 통과시킨 데 대해서는 “여야가 성숙하지 못했고, 준비도 돼 있지 않다는 것을 간과했다”며 자성했다.
이에 따라 ▲ 쟁점이 없는 법안에 ‘그린 리본’을 달아 우선 처리 ▲ 국회의장단, 교섭단체 대표, 5선 이상 의원으로 구성된 원로회의 설치 ▲ 일정 기간 경과 후 자동 원구성 ▲ 법사위의 역할 축소 등을 골자로 국회법 개정안을 내기로 했다.
여당 주류 중에도 최 원내대표의 의견에 공감하는 의원이 적지 않아 차기 원내지도부 역시 선진화법 개정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 기초연금·기초공천 공약 후퇴 사과 = 최 원내대표는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의 대상 및 금액 축소와 기초선거의 정당공천 폐지 미이행에는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최 원내대표는 각각 ‘세금 폭탄’을 피하고, ‘책임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원자력방호방재법이 처리되지 못한데 대해서도 “여당의 원내사령탑인 저부터 반성하겠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야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박 대통령의 약속 파기를 쟁점화할 태세를 보이자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최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야당의 ‘무상버스’ 공약 등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높였다. ‘공짜’나 ‘퍼주기’ 공약 등 포퓰리즘적 접근으로는 후세가 떠안을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판검사, 국회의원, 장차관도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특별감찰관제’의 대상에 포함시켜 사회 지도층의 부정·비리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최 원내대표는 사회 지도층이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과 같은 반칙을 저지르는 반면, 소외 계층에서는 ‘송파 세 모녀의 자살’과 같은 그늘이 드리워진 현실을 ‘유전무죄 무전필사’(有錢無罪 無錢必死)에 빗대어 비판했다.
◇ 규제개혁·통일대박·경제계획 등 국정 과제 뒷받침 =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를 배후 지원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이 ‘암 덩어리’로 규정한 규제의 혁파를 위해서 의원입법부터 ‘규제 영향 평가’를 도입하고, 지방 정부의 규제 개혁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연금의 자본시장 참여, 부동산 개혁 입법을 통한 시장 활성화, 전월세 소득세 과세 보완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받아 국회 ‘통일준비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여기에 최 원내대표는 수년째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의 통과를 위해 법안에 식량과 의료 지원 대책을 추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편 최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의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 국정원은 물론 검찰도 “증거에 대한 최종 책임이 있다”면서 반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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