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벽 명중… 첫 여군 전차 조종수

금녀의 벽 명중… 첫 여군 전차 조종수

박홍환 기자
입력 2018-01-16 22:12
수정 2018-01-1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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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사 소속 임현진 하사 “전차 전투력·웅장함에 반해”

“단숨에 적 전차를 파괴해 버리는 전차의 강력한 전투력과 웅장함에 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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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훈련장에서 열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의 혹한기 훈련에서 우리 군 여군으로는 최초로 전차 조종수로 활약 중인 임현진 하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6일 경기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훈련장에서 열린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의 혹한기 훈련에서 우리 군 여군으로는 최초로 전차 조종수로 활약 중인 임현진 하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육군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여군 전차 조종수로 국방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임현진(24) 하사는 16일 육군 주력 무기인 전차와 인연을 맺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비호연대 한신대대 소속인 임 하사의 전차 조종 거리는 2000㎞에 이른다.

K1A2 전차를 조종하는 임 하사는 육군이 2014년 여군에게도 기갑 병과 지원 기회를 주기 시작한 이후 최초로 2015년 9월 동료 여군 4명과 함께 기갑 병과 여군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부사관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이수한 그는 같은 해 12월 수기사에 전입해 전차 포탄을 발사하는 포수 임무를 수행했다. 여군 중 전차 포수를 맡은 것도 그가 최초다.

전차는 전차장, 포수, 탄약수, 조종수가 ‘4인 1조’로 움직인다. 임 하사는 “내가 쏜 포탄이 표적에 명중했을 때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며 포수 생활을 회상한 뒤 “2016년 9월 조종수로 보직을 바꾼 이후에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해 전차를 조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차는 냉·난방 시설이 없어 지금 같은 혹한기에는 비좁은 실내에서 추위와도 싸워야 한다. 여군으로서는 최악의 근무조건인 셈이다. 지난 15일부터 경기도 포천 일대 훈련장에서 4박 5일의 혹한기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어떤 상황이든 극복하고 이겨 낼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남체고 유도부 주장 출신으로 대학에서 군사학을 전공한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직업군인의 길을 택했고, 가장 거칠 수도 있는 기갑 병과를 스스로 선택했다. 임 하사는 “빠른 기동력이 생명인 기계화부대의 정예 전차 조종수로 거듭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면서 “부대원들에게 존경받고, 여군 후배들의 롤모델이 될 만한 멋진 여군 전차 조종수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2018-01-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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