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활비 폐지하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단독] 특활비 폐지하는데… 軍, 여전히 ‘깜깜이 특경비’

이하영 기자
입력 2021-02-07 20:44
업데이트 2021-02-0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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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법무실장에게 매달 22만원 제공
지출증빙 필요 없어 ‘눈먼 돈’ 지적
“예산 집행지침 위반 즉각 환수해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사진=강대식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사진=강대식 의원실 제공
용처가 불투명한 특별활동비가 폐지·축소 추세인 가운데 ‘제2의 특활비’로 불리는 특정 업무 경비가 별다른 지출 증빙 없이 군 법무실장들에게 월급처럼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국민 혈세가 군 내부에서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각 군 본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2016~20년)간 수사 활동비 지급 내역에 따르면 해군, 공군, 시설본부, 정보사령부의 법무실장은 ‘특정업무경비’(특경비) 명목으로 매달 22만원씩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육군은 법무실장에게 특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경비는 본래 각 기관의 수사·감사·예산·조사 업무에 소요되는 실경비 충당을 위한 예산이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정 업무를 직접 상시로 수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월정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지출 내용을 증빙해야 한다. 업무수행에 일정액 이상 명백하게 사용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개인 정액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군 법무실장은 군 기관 내 법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로 일선 수사를 상시로 수행하지 않음에도 증빙이 필요 없는 월정액 수령으로 매달 특경비를 받고 있다. 사실상 월급 보전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법무실 전직 근무자는 “특경비를 회식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고 제보했다.

특경비는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눈먼 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특활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허다해 2013년에는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경비를 유용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낙마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법무실장은 실질적 수사활동을 상시·지속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날짜에 특정금액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지급받을 경우 지출내용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없다는 것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즉각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1-02-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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