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北특사 도착에도 지방行, 김정일과 ‘닮은꼴’

시진핑 北특사 도착에도 지방行, 김정일과 ‘닮은꼴’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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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도 2009년 中 특사 방북시점에 지방 시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시점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방시찰에 나선 것을 두고 의도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이런 북한 특사 ‘홀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9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한 시점에 홀연히 지방 시찰을 떠난 것과 너무나 닮아 관심을 끈다.

시진핑 주석은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 도착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21일 쓰촨(四川)성으로 떠났다.

그는 당일 오후 쓰촨성 지진 피해 중심지인 루산(蘆山)현에 도착해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루산현에서는 지난달 말 규모 7.0의 강진으로 200여 명의 사망·실종자와 1만 2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 주석은 다음 날에는 쓰촨성의 군부대를 방문하는 등 23일까지 지방 시찰을 이어갔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특사가 베이징에 도착하기 전날 지방 시찰에 나선 시 주석의 이런 행보에는 최근 몇 달간 지속돼온 양국 간 냉각 기류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를 평양에서 기다리게 하고 지방 시찰을 나섰던 2009년 상황도 지금의 분위기와 비슷했다.

북한은 중국의 반대에도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그 다음 달 2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했고, 이후 중국은 그해 8월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외교부 부부장을 북한에 보내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제재 결의 동참에 불만을 느낀 북한은 중국의 6자회담 참가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았다.

결국 중국은 그해 9월 다이빙궈(戴秉國) 당시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후진타오 주석의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다이빙궈가 평양에 도착한 다음 날인 9월 17일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자강도의 희천발전소 댐 공사장을 시찰했다.

다이빙궈 특사는 그 다음 날인 18일 귀국 직전에야 김 위원장을 ‘어렵게’ 만나서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수 있었다.

중국이 ‘특사 홀대’라는 수모까지 받아가며 북한을 설득한 덕분에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가 그해 10월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6자회담 복귀를 약속받을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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