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키 리졸브·금강산’ 또 역제의 할까

北 ‘키 리졸브·금강산’ 또 역제의 할까

입력 2014-01-27 00:00
수정 2014-01-2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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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새달 중순 이산가족 상봉 가닥… 남은 변수는

정부가 키 리졸브 한·미 군사연습 이전인 2월 중순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내일 우리 입장을 담은 전통문을 북측에 전달한다”면서 “북한의 사정도 들어 봐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면 굳이 늦출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24일 북한이 설 이후를 상봉 재개 시점으로 언급했고 금강산 면회소 시설 점검과 상봉자 명단 재확인 등에 2∼3주의 시간이 걸리는 점, 북한의 ‘명절’인 김정일 생일(2월 16일)과 2월 마지막 주 군사훈련 등을 고려하면 다음 달 17일부터 일주일이 상봉 시기로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과거 2월에 있었던 두 차례의 이산가족 상봉도 각각 26~28일(2001년), 20~25일(2003년)에 이뤄졌다.

3년 4개월 만에 상봉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적인 문제지만 본질적으로는 남북 관계 주도권이 걸린 정치적 협상의 성격을 갖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한·미 군사연습이다. 남북 관계 개선 의사를 표명한 ‘중대 제안’을 비롯해 북한은 지속적으로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상봉 재개 합의를 빌미로 다시 한번 우리 정부에 ‘실천적 행동’을 요구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논리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수차례 밝혀 왔기 때문에 남북이 이 문제에서 일치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음 변수는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다. 지난해 8월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도 열자”고 북한이 ‘역제의’했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이 일단 이번에 금강산 관광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류이지만 향후 협의 과정에서나 상봉 이후에 관광 재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투트랙으로 북한 전략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동안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하다가 남측이 응하지 않으니 이를 분리한 것”이라며 “북한이 단순히 두 개 사업을 주고받는 차원에서 움직이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유화 메시지에 우리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미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1-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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