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시진핑 방한 전 대화 제스처 보일 가능성주요외교일정 겨냥 ‘대화-도발’ 엇갈린 행보 보여와
다음 달 초로 알려진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한반도 정세 차원에서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북한은 한국, 미국, 중국 등 한반도 핵심 관련국간 주요 외교일정이 있을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북한은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10일 정도 앞둔 지난해 6월 16일 국방위 대변인 명의로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6일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문제를 논의하자며 남북 당국 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제안은 미중 정상회담(7∼8일)과 맞물린 시점에 나왔다.
북한의 정세 대응이 도발 형식으로 나온 적도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26일 새벽에 노동미사일을 기습 발사했다. 약 5년 만에 이뤄진 노동미사일 발사는 북핵 공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미일 정상이 네덜란드에서 회담을 시작한 시간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런 과거 패턴을 볼 때 북한이 이번에도 한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모종의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형식과 내용 면에서 북한 입장에서 민감한 측면이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다.
형식 면에서는 북중 최고 지도자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번에 총서기 및 국가주석 신분으로는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찾는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북핵 불용과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반대 입장을 다시 밝힐 것으로 보이는 점도 북한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비핵화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북핵 불용과 핵실험 반대라는 측면에서는 우리와 같은 입장이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이 한중간 대북 공조가 더욱 강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직전처럼 대화 제스처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한반도 정세 안정을 크게 중시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이 대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북한이 대화 신호를 명확히 보일 경우 한반도 정세가 대화도 도발도 없는 유동적인 상황에서 대화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이런 정세가 전개되면 최근의 한미,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등에도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 문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부 소식통은 12일 “북핵 문제와 관련된 관련국의 상황이 복잡하게 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 문제나 한반도 정세 변화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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