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지역별 쏠림 심화

자율형사립고 지역별 쏠림 심화

입력 2010-01-29 00:00
수정 2010-01-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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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외 기준충족 고교 시도별 5곳뿐

정부가 추진 중인 ‘고교 다양화 정책’의 핵심격인 자율형 사립고 추가지정을 앞두고 시도교육청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과 대구를 제외한 다른 시·도의 사립고들이 자율고 전환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낸 수업료 및 입학금 총액의 5%를 재단 전입금으로 충족해야 한다.’는 자율고 설립기준을 충족시키는 고교가 시·도별로 5곳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자율고로 전환할 경우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서울 등 대도시 이외의 학교들이 자율고 전환에 미온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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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현재 16개 시도교육청에 자율고 전환 신청을 한 사립고교는 11곳으로 집계됐다. 시·도별로 신청기간이 남은 곳이 많지만, 3곳과 협의 중이라는 대구교육청과 1곳씩과 추가 협의중이라는 인천·충남·제주교육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육청은 “협의 중인 학교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광역 지자체 중 자율고 전환 논의가 가장 활발한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계성고가 자율고로 전환한 게 다른 학교들에 자극제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해 지정한 18곳에 이어 올해 7곳 정도를 추가 지정하면 구마다 1곳씩 자율형 사립고를 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서울과 대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율고에 대한 열기가 급속히 식어들고 있다. 지방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지역별로 재단 전입금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 2~5곳 정도씩은 되며, 도입 첫해인 지난해에는 2~3곳에서 문의가 왔지만 올해는 한 곳도 문의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대로라면 현재 전국적으로 25개인 자율형 사립고를 올해 50곳, 2011년 75곳, 2012년 100곳으로 늘리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이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자율고 지정이 지역편중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대구 계성고 사례에서 보듯 올해 서울에서 자율고 신청을 재시도한 휘문고도 인근 중동고와 현대고가 잇따라 자율고로 전환한 데서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으로 자율고가 없는 ‘무(無) 자율고권’이 나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학부모의 경제력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율고 전환 신청이 한 건도 없는 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고가 재단 전입금 비율을 맞추더라도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등록금을 연간 300만~450만원씩 받아야 하는데, 학생들이 등록금 부담 때문에 오지 않는다면 자율고를 취소할 수도 없어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의 경제력이 자율고 신청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율고는 부자고”라는 비아냥까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신입생을 뽑은 ‘1세대 자율고’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신청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들은 “현재 8곳인 자립형 사립고를 자율형으로 전환하면 ‘숫자 맞추기’는 가능하겠지만 시행 2년째부터 나타난 지역편중 현상과 학비 부담에 대한 우려를 씻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학교와 학생이 모두 기피하는 자율고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홍희경 이영준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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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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