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1천만원 시대’ 고액알바 대학생 유혹

‘등록금 1천만원 시대’ 고액알바 대학생 유혹

입력 2011-06-02 00:00
업데이트 2011-06-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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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뽑기’ 알바에 합숙 다단계…사기당해 돈 날리기도

대학 등록금이 한 해 1천만원에 육박하면서 단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각종 아르바이트가 가난한 대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명 ‘마루타 알바’ 또는 ‘피뽑기 알바’로 불리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대거 지원하거나 다단계 영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성급한 마음에 사기꾼에게 속아 있던 돈마저 날리는 사례도 있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약물을 직접 투여해 효과를 검증하는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은 대학생 사이에서 적은 노력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대표적인 알바로 꼽힌다.

피험자로 참여하면 투약한 약물의 종류에 따라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주기적으로 채혈을 하고 병실에 누워만 있으면 된다.

주말을 이용해 알바를 할 수 있고 ‘생체실험’ 대상이 된다는 꺼림칙한 기분만 잠시 참으면 수십만~수백만원의 돈을 ‘누워서’ 벌 수 있어 피험자를 모집할 때마다 수십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단기 고속득 알바’, ‘이색 알바’라고 광고하며 생동성 시험 피험자를 모집하는 인터넷 카페가 수십개씩 운영되고 있다.

생동성 시험에 참여했다는 한 누리꾼은 “방학 때 단기로 할 알바를 찾다가 지원했다. 지루함만 이겨낼 수 있으면 정말 쉬운 알바”라고 후기를 적었다.

학교를 잠시 쉬고 합숙까지 해가며 다단계 영업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대학생들도 있다.

서울 송파구 일대에는 최근 ‘거마 대학생’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거여동과 마천동에 있는 숙소에서 함께 숙식을 해결하며 다단계 방문판매 업체에서 일하는 대학생들을 부르는 말이다.

이들을 고용한 업체들은 강남 일대에서 영업하다가 5~6년 전부터 임대료가 싼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로 사무실을 옮기고 대학생들을 끌어들여 다단계 판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고용한 업체들이 교육이나 합숙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어겼는지 수사하고 있다.

등록금을 벌어보려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수억원을 등친 다단계 사기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인터넷 쇼핑몰 관리자를 모집한다며 대학 휴학생이나 재수생, 취업준비생 등 300여명을 꼬드겨 쇼핑몰 분양금으로 300만원씩을 받고 특정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도록 하는 수법으로 9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학생들이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은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는 다단계 업체 등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웬만한 중산층도 감당하기 힘든 현재의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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