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투입 능사 아니다… 적립금 70%풀면 반값 가능”

“혈세투입 능사 아니다… 적립금 70%풀면 반값 가능”

입력 2011-06-07 00:00
수정 2011-06-0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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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집회 9일째… 교수들이 본 해법

‘정부의 예산 투입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민들 목을 조르는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의 자구책과 정부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인 예산을 투입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자칫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국 해법은 대학의 자구책에 있다. 막대한 적립금을 풀어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경영의 낭비 요인을 과감히 제거하는 등 자구노력을 선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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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대학의 적립금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전국 사립대학의 적립금은 무려 10조원에 육박한다. 이화여대가 7389억원, 연세대 5133억원, 홍익대가 4857억원에 이를 정도로 곳간이 두둑하다. 단국대의 한 교수는 “대학 적립금의 70%만 풀면 정부 지원 없이도 반값 등록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들이 주로 적립금을 건물 신축에 사용하는데, 여기에서 리베이트를 비롯한 사학 비리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면서 “구조조정으로 이런 방만한 경영행태를 개선하면 등록금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도 “장기적으로는 교육예산의 확대가 답이겠지만, 우선 대학의 적립금을 통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족벌체제처럼 운영되고 있는 사립대학의 경영부터 투명해져야 한다.”면서 “대학은 설립자가 기부하는 것이지 투자를 하는 곳이 아니며, 사학도 공교육 기관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지역 다른 사립대의 한 교수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사립대 감시기능을 대학교육협의회에 맡겨 놓은 것이 문제”라면서 “등록금 문제 해결은 사립대의 투명한 자금 운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장학제도 활성화도 비싼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홍복기 연세대 법대 교수는 “대학별로 등록금이 천차만별이어서 일률적인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건강보험료 납부액 등 어려운 학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해 전액·반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원 마련과 관련, “적립금의 경우 건물 신축, 발전기금, 연구비, 장학금 등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빼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장학금 적립에 대학들이 직접 나서면 등록금 부담도 경감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이 요구하는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은 실현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학교별, 과별로 등록금 규모가 다르고 학생마다 가계 소득이 달라 모두가 만족하는 감액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해결하는 것은 결국 국민 세금을 써야 해 세수 부담에 따른 국민적 반발이 따르게 된다. 대학별로 적립금 규모가 달라 쉽게 꺼내 쓰기 힘들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기부금 문화가 정착되어야 반값 등록금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이 세계 일류 대학으로 꼽히는 것은 기부금을 통한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연구환경 개선, 우수 교수 유치 등에 주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 재정 지원도 부족하고, 기업들의 기부도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등록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해마다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문현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등록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 “기업과 졸업생들의 기부금을 확대하는 것이 논란 없이 재학생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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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김소라기자 apple@seoul.co.kr
2011-06-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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