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제주 유학자에게 보낸 것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1859∼1925)이 20대 초반이던 1882년에 제주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김희정(1844∼1925)에게 보낸 편지가 발굴됐다.제주 유학자에게 보낸 박은식 편지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1859∼1925)이 1882년 제주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김희정(1844∼1925)에게 보낸 편지.
제주=연합뉴스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1859∼1925)이 1882년 제주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김희정(1844∼1925)에게 보낸 편지.
제주=연합뉴스
김익수 국사편찬위원회 제주지역 사료조사위원은 지난 5일 제주 유림의 대표적 인물인 제주시 조천 출신 김희정 가문의 문건을 조사하던 중 백암이 김희정에게 보낸 편지를 찾아냈다고 14일 밝혔다.
이 편지는 발견 당시 김희정의 저서인 ‘북유기(北遊記)’의 표지에 덧붙여져 있었다.
1882년 10월 5일 서울발로 쓰인 이 편지에서 백암은 김희정이 상경했다가 무사히 제주로 귀향했다는 내용과 가족 모두 평안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데 대해 감사와 안부의 뜻을 전하고 있다.
백암은 편지에서 “학업을 열심히 하다가 배를 타고 돌아가 주신 편지를 받고 매우 위로가 되었습니다. 삼가 서리 내리는 계절에 부모님 모시고 형께서 건강히 계시다니 매우 위로가 되고 그리워 축도 하는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또 편지에는 김희정이 자신에게 미역 두 묶음을 보낸 것에 대한 화답으로 자신도 선물 두 가지를 보냈다는 사실과 제주도에서 만든 갓을 구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부탁도 적혀 있었다.
백암은 “보내주신 미역 두 묶음은 정말 귀한 것으로 감사했습니다. (중략) 두 가지를 가지고 미천함을 잊고 약소하나마 삼가 드립니다. (중략) 그곳에 혹시 양태를 하는 마을이 있으면 값대로 지불해 보내주시면 제게 매우 다행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김미루 사료조사위원은 “편지로 한말의 유림세력들의 인적 네트워크가 제주도까지, 아주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유림 세력이 한말 의병항쟁의 소식통으로서 작용했다는 점을 다시 각인시켰다는 점도 큰 의의”라고 설명했다.
편지가 북유기의 표지에 덧붙여져 있었던 데 대해서는 “유림이 다른 이들의 글도 소중히 여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좀 의아한 일”이라며 “책 표지로 위장해 안전하게 보관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종이가 귀했던 당시 표지로 덧대어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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