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살 가해자 문자로 폭행 모의”

“중학생 자살 가해자 문자로 폭행 모의”

입력 2011-12-28 00:00
업데이트 2011-12-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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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해자간 문자메시지 100여건 복구 분석작업피해자 집 드나든 또래 4명 추가 조사경찰, 가해학생 등 ‘신상털기’ 자제 당부

대구에서 중학생 A(14)군이 또래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폭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 수성경찰서는 A군이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2명이 상당기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이 가운데 일부 문자메시지는 피해자에 대한 폭행과 관련되는 등 범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또 A군이 목숨을 끊은 뒤에도 A군의 자살과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100여건을 복구해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가운데 A군에 대한 폭행 등과 관련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석작업을 통해 이들이 문자메시지로 폭행 등을 모의하거나 계획했는지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가해학생으로 유서에 이름이 오른 B군 등 2명 외에 피해학생의 집에 드나든 학생이 4명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추가로 확인된 4명 가운데 1명만 피해자 A군과 함께 웃으면서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고 나머지는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B군 등과 함께 집에 들어간 만큼 경찰은 이들이 A군을 폭행하거나 괴롭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A군의 자살과 관련해 수사 대상에 오른 중학생은 유서에 이름이 오른 2명과 추가로 가혹행위가 확인된 1명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늘어나게 됐고, 최소 6명은 A군을 괴롭혔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A군이 게임캐릭터를 키우려고 접속한 친구 B군의 게임접속 ID가 지난 3월부터 이달 초까지 모두 845차례 로그인된 것을 확인하고 IP 확인 작업을 통해 피해자 A군이 모두 몇차례 접속을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B군의 게임 접속 ID로 지난 6월 3일 하루에만 게임 아이템 구매를 위한 충전이 모두 7번(7만원)이 있었던 만큼 누가 그 비용을 냈는지 파악 중이다. 당시 피해자 A의 금융기록은 충전비용을 이체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A군 등이 게임에 접속한 것을 확인하는 작업은 ‘통신허가증’이 있으면 가능한 만큼 해당 게임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9월 중순 이후 모두 15차례 A군의 집에 드나들었다는 가해학생이 진술이, CCTV분석을 통해 출입횟수가 30차례로 확인되면서 거짓으로 밝혀진 만큼 경찰은 해당 학생의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다시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 작업이 끝나면 검찰과 협의를 거쳐 오는 주말까지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3명과 추가로 범죄혐의점이 밝혀지는 가해자에 대한 신병처리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A군이 가해학생으로 유서에서 지목한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속칭 ‘신상털기’을 통해 주요 포털사이트 등에 가해학생들의 신상정보를 올린 글 20여건을 확보, 이 가운데 글을 올린 이의 신원이 확인된 9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가해자가 아닌 학생의 신상정보가 가해자인 것처럼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사례도 발생하는 만큼 남의 신상정보를 무분별하게 올린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또 신상털기를 통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터넷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은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도록 요청하거나 사이트 관리자를 통해 삭제 및 폐쇄조치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학교에서 친구들의 오해를 사게 됐다며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P양의 부모에게 당시 증거자료 및 근거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단순 자살로 종결짓고 수사를 하지 않게 된 경위 등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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