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5위급 우려비해 피해 적어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채 우리나라를 휩쓴 15호 태풍 볼라벤이 29일 새벽 평안북도 강계 부근을 통해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역대 5위급에 해당하는 초속 50m 안팎의 강풍을 동반한 볼라벤은 28일 서해를 타고 북상하며 거센 비바람을 뿌려 전국에서 내국인 10명이 사망하고 중국 어선 2척이 좌초하는 등 적잖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냈다. 또 전국의 공항과 항만에서 항공기와 선박의 발이 묶였으며, 정전사태와 함께 전남 완도군의 전복 가두리 양식장 35㏊가 완전히 파손되는 등 서남해안 지역의 양식장과 과수원, 시설 하우스 등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의 국립공원 20곳은 모두 출입이 금지됐다.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입히고 29일 새벽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28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지나던 승용차를 덮쳤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28일 오후 11시 현재 전국에서 10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176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96가구 2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서 이날 새벽에는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피항하던 중국 선박 2척이 파도에 휩쓸려 전복되면서 중국인 선원 15명이 사망·실종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에다 내륙을 관통하지 않고 한반도를 스치듯 북상한 탓에 비슷한 규모의 태풍 루사(2002년)나 매미(2003년)에 비해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동강 나고…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28일 경남 사천시 신수도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7만 7458t급 석탄 운반선이 두 동강 나 좌초돼 있다.
사천 연합뉴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28일 경남 사천시 신수도 앞바다에 정박 중이던 7만 7458t급 석탄 운반선이 두 동강 나 좌초돼 있다.
사천 연합뉴스
부서지고…
28일 태풍 볼라벤 때문에 완파돼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해변으로 떠밀려온 전복 양식장 시설물을 어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완도 연합뉴스
28일 태풍 볼라벤 때문에 완파돼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해변으로 떠밀려온 전복 양식장 시설물을 어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완도 연합뉴스
기상청은 볼라벤이 28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쪽 120㎞ 부근 해상에 진입, 서울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뒤 계속 북상해 오후 4시쯤 옹진반도 인근을 거쳐 우리나라를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서울에 근접할 때까지 중심기압 960hPa(헥토파스칼)에 최대풍속 초속 40m, 강풍반경 430㎞로 ‘강한 중형’급 태풍이었지만, 빠른 이동 속도 때문에 규모에 비해 피해가 적었다고 기상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는 볼라벤과 규모가 엇비슷했지만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한 뒤 강원도 속초를 거쳐 빠져나갈 때까지 시속 20~23㎞의 느린 속도를 유지해 막대한 재산피해(5조 1400여억원)를 냈다.
한편 볼라벤에 이어 14호 태풍인 덴빈이 북상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덴빈은 서해를 따라 볼라벤과 비슷한 경로로 북상하고 있으며 30일 오전쯤 제주 서귀포 앞 290㎞부근 해상까지 진입,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박록삼기자 sayho@seoul.co.kr
2012-08-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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