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열고 냉방영업’ 과태료 단속 첫날…일부 승강이

’문열고 냉방영업’ 과태료 단속 첫날…일부 승강이

입력 2013-07-01 00:00
수정 2013-07-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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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매장 규정 준수 ‘비닐 가림막’ 허용 일부 혼선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꼭 문을 닫아주세요. 처음이라 경고장만 드리지만 다음에 또 적발되면 과태료 50만원을 내셔야 합니다.”

단속원은 의류 매장 주인에게 경고장을 발급하고 상점 이름을 재차 확인한 뒤 서류에 옮겨 적었다. 매장 주인은 억울하다는 표정이었지만 “알겠다”며 고개만 끄덕일 뿐 별다른 변명을 하지 못했다.

서울 중구청은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시, 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1일 오후 명동 일대에서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영업장과 실내 온도가 26도 미만인 전기 다소비 건물을 집중 단속했다.

대형 건물보다 중소 상점이 밀집한 명동은 ‘문 열고 냉방 영업’ 행위가 주 단속 대상이었다. 약 20여명의 단속원들은 세 팀으로 나뉘었고 이 중 두 팀이 ‘문 열고 냉방’ 영업행위를, 나머지 한 팀이 전기 다소비 건물을 단속했다.

보름간의 계도 기간을 거쳤고 언론과 상인연합회 등을 통해 수차례 홍보가 이뤄져 대부분 매장들이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매장은 단속원들이 등장하자 뒤늦게 서둘러 문을 닫으며 단속을 피하려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첫 경고장은 단속 40여 분만에 나왔다. 문이 활짝 개방돼 있는 한 대형 의류매장에 들어가니 순식간에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쌌다. 단속원은 예외 없이 경고장을 건네며 매장 주인에게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한 의류 매장의 주인은 “문을 닫고 여느냐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명동 상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은 에어컨을 켜고 문을 닫고 있지만 상황을 봐서 에어컨 대신 ‘문 개방’을 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좁은 골목에서는 출입문 대신 설치한 비닐 가림막 허용 여부를 두고 상인과 단속원들 사이에 한때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구청은 지난해 비닐 가림막을 출입문으로 보고 비닐 가림막을 설치한 매장에 대해 별도의 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비닐 가림막이 외부의 공기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비닐 가림막도 단속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단속원들은 다만 비닐 가림막 허용 기준에 대한 홍보가 아직 덜 됐다고 보고 이날은 새 기준만 안내하고 다음 단속부터 비닐 가림막을 사용한 매장에 대해 경고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일주일 전만 해도 분명히 단속원이 와서 올해도 작년처럼 비닐 가림막을 써도 괜찮다고 하고 갔다”며 “일주일 만에 이렇게 다른 말을 하면 어쩌란 말이냐”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4평 남짓한 신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비닐 가림막은 괜찮다고 해서 미리 알아보고 설치한 건데 이렇게 갑자기 정책을 바꿔버리면 곤란하다”며 “자동문을 설치하는데 1~2만원 드는 것도 아닌데 참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단속팀은 단속 시작 2시간여 만에 명동 상점 150여 곳을 점검해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한 매장 2곳을 적발해 경고장을 발부했다. 실내온도가 26도 미만인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적발되지 않았다.

서울시 최영수 에너지정책팀장은 “에너지 단속은 절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단속원들은 8월 말까지 수시로 거리를 돌며 불시 점검을 할 예정이며 규정을 어긴 상점에는 예외 없이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외에 이날 전국 각 대도시에서도 도심 매장들을 대상으로 단속이 실시됐다. 부산 번화가 상점들은 대부분 단속을 의식한 듯 냉방 중 문을 닫은 채 영업했다. 해운대 대형 백화점 2곳은 직원이 문단속 상황을 일일이 점검했고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도 마찬가지 상황을 연출했고 경기 수원역 앞 번화가의 의류, 신발, 화장품 가게도 대부분 출입문을 닫아둔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일부 상인은 전력 부족 상황을 이해한다며 정부 정책에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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