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봉환] 고국 그리다 잠든 원혼, 70년만에 달래다

[日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봉환] 고국 그리다 잠든 원혼, 70년만에 달래다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15-09-21 00:44
수정 2015-09-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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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관료·법률의 벽을 넘어서 유골이 돌아올 수 있는 최초의 길을 70년만인 오늘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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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경기 파주 용미리 서울시립묘지에서 열린 ‘일본 홋카이도 조선인 강제 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안장식’에서 유골을 안장한 뒤 절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경기 파주 용미리 서울시립묘지에서 열린 ‘일본 홋카이도 조선인 강제 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안장식’에서 유골을 안장한 뒤 절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노동 희생자 추모 및 유골 귀향 추진위원회’(귀향추진위)의 한국 측 대표 단체인 ㈔평화디딤돌 정병호(60·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대표는 20일 “이 자리(납골당)는 민족 수난의 역사와 상처를 확인하고 새 희망을 만드는 성지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오전 경기 파주시 용미리 서울시립묘지에서 귀향추진위와 유가족들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사루후쓰 아사지노 일본육군비행장 희생자(34위), 슈마리나이 우류댐 희생자(4위), 비바이 토메이의 절 조코지 안치(6위), 삿포로 사찰 혼간지 별원 안치(71위) 유골 순서로 115 위(位)를 납골당에 모셨다. 납골당에는 가수 정태춘이 강제 노동 희생자를 위해 쓴 노래 ‘징용자 아리랑, 달아 높이 곰’이 적힌 동판이 붙었고,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쓴 ‘70년 만의 귀향’이라는 글귀도 달렸다.

유족 가운데 유일하게 귀향길을 함께한 김경수(65)씨는 삼촌 김일중(1925년 출생)씨를 모시면서 “추석을 앞두고 영령이라도 조상과 함께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가슴 벅찬 소회를 밝혔다. 출발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귀향에 참가하지 못한 현흥순(77)씨는 아버지 현종익(1916∼1942)씨의 유골 앞에서 “내 한을 풀어주어 고맙다”면서 “아직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불쌍한 유골을 위해 정부가 나섰으면 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귀향추진위의 일본 측 대표 단체인 ㈔아시아시민네트워크의 도노하라 요시히코(70)는 “유골 발굴 40년이 다 돼서 이렇게 훌륭한 곳에 안치하니 희생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계속 활동할 것을 유골 앞에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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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2015-09-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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