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 혼잡 탓” vs “화물기 사고 탓” 공항·항공업계 시각차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지연 이륙·도착 사태가 연 이틀째 이어지면서 이용객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9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천공항에서 지연 출발한 항공기는 전체 307편 중 123편이었다. 지연 도착한 항공기는 320편 중 48편이었다.
예정 시각보다 국내선은 30분, 국제선은 1시간을 넘는 경우 지연으로 간주한다.
전체 지연율은 50%를 넘어섰던 전날 상황에 비해서는 나아진 27%이지만, 5∼10% 수준인 평소보다 최소 3배 가까이 높은 상태다.
일부 이용객들은 항공기에 탑승한 채로 이륙을 1시간 넘게 기다리거나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공항공사 측은 항로 혼잡이 계속되면서 항공기 운항이 정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대규모 지연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현지 공항 기상 악화와 필리핀 항공교통관제센터 레이더 시설 장애는 해소된 상태다.
하지만 중국(유럽행), 일본(미주행), 대만(동남아행) 등으로 이어지는 항로에 항공기가 몰려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날 항공기가 지연 출발하면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도 연쇄적으로 늦춰져 도착이 지연되고, 다시 출발 지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공항공사 측은 이틀 동안 지속되는 지연 사태가 최근 발생한 화물기 활주로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앞서 UPS 소속 5X61편은 6일 오후 10시 48분께 인천공항을 이륙하다가 랜딩기어(바퀴)가 파손돼 이륙하지 못했으며, 이 사고의 여파로 인천공항 활주로 세 곳 중 제1활주로가 전면 폐쇄됐다.
양방향 이륙 전용인 이 활주로는 복구를 거쳐 이날 오전 6시부터 단방향 이륙이 가능한 상태다.
현재 제1활주로 인근에 있는 사고 화물기 견인은 10일에야 완료될 전망이다. 견인이 완료되면 제1활주로의 양방향 이륙이 가능해진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1년 이착륙 용량은 40여만회이지만 작년 이착륙 회수는 30만 5천회로 여유가 있다”며 “이륙 전용 활주로 일시 폐쇄가 지연의 원인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급격히 늘어난 지연은 활주로 폐쇄가 직접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복수의 항공사 관계자는 “항로 혼잡은 어제와 오늘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라 최근 꾸준히 있었던 문제”라며 “활주로 폐쇄 직후 지연이 급증했기 때문에 인과관계는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또 “폐쇄됐던 활주로가 절반만 운영이 재개됐기 때문에 지연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운영 전면 재개가 돼야 지연 사태는 풀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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