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걱정에 뜬눈으로 밤 새워”…양산 산란계 농가 ‘초비상’

“살처분 걱정에 뜬눈으로 밤 새워”…양산 산란계 농가 ‘초비상’

입력 2016-12-25 14:39
수정 2016-12-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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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최대 산란계 집산지 AI 확인…“확진되면 살처분 규모 5만4천마리서 배로 늘일 것”

“어젯밤 살처분 걱정 때문에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양산 산란계 농장은 모두 초주검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가슴을 졸이며 양산시가 내놓을 대책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의 한 농장에서 닭 3만여마리를 기른다는 심모(63·여)씨의 목소리에는 피로와 근심이 가득했다.

경남도는 심 씨의 농장이 있는 이 지역의 한 농가에서 AI를 검사한 결과 ‘H5형 AI’가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AI가 확인된 농장은 심 씨의 농가에서 3㎞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도는 우선 AI가 확인된 농장과 반경 500m 내에 있는 농가의 닭 5만4천여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3㎞ 범위에 있는 농가는 살처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가축방역협의회를 할 예정이다.

심 씨 농장은 해당 농가에서 500m 넘게 떨어져 있어 당장 살처분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언제 살처분 결정이 떨어질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있다.

그는 어젯밤 인근 농장에서 AI가 검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농장주들과 대책을 논의하느라 성탄절 전야를 즐길 여유도 없었다.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도 못한 채 그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날이 밝자 농장으로 나와 평소처럼 닭을 돌봤다.

그는 “대형마트에 계란을 납품하는데 AI 때문에 한 판도 팔지 못할 지경”이라며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피곤하다”고 호소했다.

이 지역에서 닭 6만7천여마리를 기른다는 한 농가 주인은 “양산은 10㎞ 내에 대부분의 농가가 모여있는 구조라 지역 농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면 된다”며 “내 농가는 AI가 검출된 농가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 당장 살처분 걱정은 없으나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탄했다.

시는 이 지역 인근에 거점소독시설 2곳을 마련해 통행 차량을 대상으로 방역 소독을 분주하게 하고 있다.

AI가 검출된 농장 인근에선 살처분을 진행하는 동시에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지역 일대에는 대형 친환경 광역살포기를 투입해 소독작업도 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시 공무원 50명은 하루 3교대로 일하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양산시 관계자는 “오늘은 일단 닭 5만4천마리를 살처분하고 이르면 내일 AI 확진 판정이 나온다면 살처분 숫자를 10만여마리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일단은 확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계란을 낳는 산란계 집산지인 경남 양산에는 모두 28농가에서 닭 약 120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하루 유통되는 계란만 약 100만 개로 도내 최대 규모다.

이곳에는 2008년부터 2014년 말까지 모두 4차례 AI가 닥치면서 산란계 농가가 큰 피해를 겪었다.

이밖에 도내에서 추가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아직 없다.

도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AI 검사의뢰를 한 상황이며, 확진 여부는 빠르면 26일께 나온다.

경남에는 그동안 주남저수지와 우포늪 등 철새도래지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폐사체와 분변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닭·오리 등 가금류 폐사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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