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대관·90일 전 예약… 작은 결혼, 적은 기회

평일 대관·90일 전 예약… 작은 결혼, 적은 기회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7-06-22 22:32
수정 2017-06-2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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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작은 결혼식장’ 18곳 중 8곳 유명무실

“처음에는 야외 작은 결혼식(하우스웨딩)을 하려고 민간업체를 찾았는데 일반 결혼식만큼 비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무료로 빌려주는 작은 결혼식장을 알아봤는데 경쟁이 너무 심하거나 주말 대관이 안 돼서 포기했습니다.”
직장인 윤모(30)씨는 “과도한 결혼비용과 허례 의식을 줄이고 부부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부모님까지 설득했는데 결국 지난 5월 일반 결혼식장에서 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작은 결혼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업자가 운영하는 작은 결혼식은 일반 예식장과 비용이 비슷한 경우가 많고 미술관, 전시장, 공원 등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작은 결혼식장은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상당수였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결혼식장이 작은 결혼식의 핵심인 만큼 결혼 문화 개선을 위해 공공기관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공연 우선에 날짜 제한적

22일 서울시 및 시 산하기관에서 운영하는 작은 결혼식장 18개를 점검한 결과 44.4%에 해당하는 8개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지난해 4월 이곳들을 작은 결혼식장으로 선정하고 꾸준히 홍보 중이다.

중구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예비부부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 4월부터 대관 사업을 중단했다. 미술관 내에 3곳에서 작은 결혼식을 할 수 있는데 정작 미술관 휴관일인 월요일에만 예약을 받으면서 외면당한 것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식장 대관 문의가 많았는데 주말 결혼식은 안 되고 월요일만 대관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니 신청자가 단 한 쌍도 없었다”고 말했다.

통상 예비부부들은 결혼 1년 전부터 식장을 예약하지만 중구 서울시청 별관 후생관은 결혼 90일 전부터 예약을 받는다. 결혼이 코앞에 닥쳤는데 식장 예약에 실패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지난해 6쌍, 올해 1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진행했다”며 “90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고 말하면 대관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천구 금천예술공장은 지난해 1건만 결혼식을 치렀고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은 현재까지 한 건의 예식도 없었다. 시설의 본래 목적인 전시와 공연을 위해 우선적으로 대관을 하기 때문에 결혼식을 할 수 있는 날짜가 제한적이다. 서초구의 인재개발원과 서울연구원의 결혼식 예약 건수는 올해 각각 10건과 7건에 머물렀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고 피로연장도 식장 건물과 떨어져 있어 많이 찾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산한옥마을 등 인기 지역 예약 전쟁

반면 10여곳의 작은 결혼식장에서는 예약 전쟁이 벌어진다. 지난해 남산한옥마을에서 73건의 결혼식이 열렸고 올해는 60건이 예약됐다. 특히 외국인 커플의 예약이 전체의 70%를 넘는다. 월드컵공원은 친환경 결혼식, 반포한강공원은 소풍 결혼식으로 인기가 높다. 양재 시민의숲 결혼식장은 지난 1월에 올해 예식이 모두 마감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은 결혼식장 대관 사업이 잘 안 되는 시설은 수요 조사를 다시 해 보완하겠다”며 “또 작은 예식에 적합한 공공시설을 더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팀장은 “수요는 많은데 결혼식장 공급이 적은 상태”라며 “공공기관의 장소 확충과 함께 종교시설이나 기업 등이 장소를 제공토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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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7-06-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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