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 속 가려낼 힘 길러주는 것이 새 과제”

“정보의 홍수 속 가려낼 힘 길러주는 것이 새 과제”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9-04-09 20:38
수정 2019-04-1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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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서울도서관장 인터뷰

신천동 공공헌책방 7일 만에 2만 다녀가
올해 서울 권역 5곳에 도서관 분관 건립
“시민 삶 변화 위한 시도·고민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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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서울도서관장
이정수 서울도서관장
“도서관법 제1조에 도서관의 역할은 국민의 알 권리와 정보접근권을 보장하는 데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서울도서관이 단순히 도서 대여 시설의 기능에 멈추지 않고 시민들이 지식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고민을 계속하는 이유지요.”

지난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옆 서울도서관에서 만난 이정수(56·여) 관장은 “지난해 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도서관과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끌어오기 위한 고민을 담았고, 올해도 같은 기조로 여러 가지 정책을 펼 것”이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27일 송파구 신천동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다. 이 관장은 “무조건 신간이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헌책이 가진 그 시대의 활자, 인쇄, 디자인 등이 그 자체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항상 미래와 속도와 편리함을 이야기하는 세상에서 과거를 머금은 느리고 불편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헌책방을 마련했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책보고는 신천유수지 내에 비어 있던 창고를 리모델링해 1465㎡ 규모로 조성됐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헌책방 협동조합인 전국책방협동조합을 비롯해 모두 25개의 헌책방이 참여했다. 헌책방에서 직접 가격을 책정한 책을 제공하면 서울시에서 이를 전산화해 위탁 판매하는 형태다. 개관 일주일 만에 방문객수 2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길을 잃고 헤매다 보물을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일반 서점과 달리 서적을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지 않은 것도 특징으로 손꼽힌다. 이 관장은 “매월 다른 주제로 북 큐레이션이 진행되며 작가와의 토크콘서트, 독립출판물 제작 아카데미, 독립출판물 마켓, 시민참여형 벼룩시장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시내 권역별로 서울도서관 분관 5곳을 설립하는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관장은 “구립도서관이 지역주민 친화적인 문화공간의 역할을 담당한다면 서울도서관 분관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서적까지도 만나 볼 수 있는 대형 공공도서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치구에서 신청한 17곳과 서울도서관이 자체 발굴한 8곳을 포함해 후보지 25곳 중 이달 안에 대상지를 선정하는 게 목표다. 이 밖에도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정 등 누구나 도서관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지식정보취약계층 지원센터 시범사업’도 이달 말까지 자치구 5곳을 선정해 운영에 들어간다.

이 관장은 “도서관의 역사는 권력이 대중에게로 확장되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고대 왕립도서관에서 수도원, 대학을 거쳐 근대를 맞으면서 시민들이 쉽게 방문하는 공공도서관이 등장했어요. 권력이 정보를 독점하던 시기에서 누구나 정보를 향유할 수 있는 시기로 오면서 도서관의 역할도 커진 거죠. 활자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고들 하지만,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는 지금 소외되는 이 없이 정확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게 도서관에 새롭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글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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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019-04-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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