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보낸 ‘눈물의 핸드크림’…“의료진 여러분 힘내세요”

안산에서 보낸 ‘눈물의 핸드크림’…“의료진 여러분 힘내세요”

오세진 기자
입력 2020-03-16 16:39
수정 2020-03-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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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와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대구 달서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동은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에게 지난 12일 보낸 핸드크림과 편지의 모습. 김동은 교수 제공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와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대구 달서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동은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에게 지난 12일 보낸 핸드크림과 편지의 모습. 김동은 교수 제공
단원고 고 조은화·허다윤양 어머니가 보낸 선물
“많은 분들 응원…덕분에 팽목항 세찬 바람 견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에게 핸드크림 지급
김동은 교수 “어머니들로부터 따뜻한 위로 받아”
지난 13일 김동은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우편물 한 개가 도착했다. 상자 겉면에 적혀 있는 발신인 이름을 보자마자 김 교수의 코끝은 찡해졌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편지와 함께 핸드크림 100여개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 그 마음 덕분에 저희도 팽목항의 세찬 바람을 견딜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에 헌신하는 의료진들을 응원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김 교수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손 소독제를 하루에도 수십 번을 사용해 손이 건조한 저희한테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며 “의료진한테 지금 당장 뭐가 필요할지 고민이 많으셨을텐데, 그 모습을 생각하면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핸드크림을 보낸 사람은 이금희씨와 박은미씨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고 조은화양의 어머니이고, 박은미씨는 고 허다윤양의 어머니다. 김 교수는 지난 14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두 어머니가 보낸 핸드크림과 편지 글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일부터 대구 달서구 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승차진료)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이 선별진료소는 달서구보건소, 계명대 동산병원 등에 설치된 기존의 선별진료소 만으로는 검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서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보건복지부에 요청해 설치·운영하고 있다.

두 어머니는 편지에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어려움 속에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서로 의지하며 견디시는 모습이 안타깝고 감사하다”라며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 그 마음 덕분에 저희도 팽목항의 세찬 바람을 견딜 수 있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선생님들의 그 헌신! 그 마음, 그 손길 정말 고맙다”면서 “지금 힘든 시간을 함께 견디다 보면 사랑하는 가족과 한 상에 둘러앉아서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곧 올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 교수는 “원래 딸아이를 자주 안아줬었는데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한 뒤로는 집에 와서도 방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딸아이를 안아주지 못해 힘들었는데, 다윤·은화양 어머니가 보내주신 글을 보고 힘들어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면서 “‘내 아이를 한 번만 다시 꼭 안아보고 싶다’, ‘아이에게 따뜻한 밥이라도 먹여보고 싶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평생 소원인데…”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바깥에 오래 머물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을 소독제로 손을 닦아 손이 건조하다. 김 교수는 지난 14일 선별진료소로 출근할 때 두 어머니가 보낸 핸드크림을 챙겨갔다. 하루 일과가 끝난 시간에 선별진료소에서 같이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파견 군인·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두 어머니가 보낸 편지 글 낭독을 들었다. 그 중에는 눈물을 훔치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거 너무 소중한 핸드크림인데 차마 못 쓰겠다. 계속 간직해야 할 것 같다”, “우리한테 정말 필요한 물건이었는데 어떻게 아셨을까” 등의 말을 하며 두 어머니에게 고마워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어머니들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았는데, 과연 세월호 참사로 깊은 상처를 입은 유가족들의 처지를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헤아려 왔는지 되돌아보게 됐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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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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