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화 반대” 靑청원 하루 만에 20만 돌파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화 반대” 靑청원 하루 만에 20만 돌파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6-24 21:14
업데이트 2020-06-2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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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정규진 전환 중단’ 다른 靑청원도 잇따라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멈춰라”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멈춰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020-06-24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결정에 반대하며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멈춰달라고 호소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했다.

2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은 24일 오후 9시 현재 20만 5367명이 동의했다.

‘한 달 내 20만명 이상 동의’라는 답변 요건을 채운만큼 정부가 이번 청원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스펙 쌓고 공부한 취준생 무슨 죄냐…
노력한 자 자리 뺏는 게 평등이냐”

인천공항 정규직화 청원글 동의 쇄도
하태경 “‘로또취업방지법’ 발의할 것”


국민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와 관련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면서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이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한국철도공사에서도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사무영업 선발 규모가 줄었다”면서 “이것은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무조건적인 정규직 전환, 이게 평등입니까?’, ‘기회가 공평하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중단하라’ 등의 청원 글도 잇달라 올라온 상태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 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기존 공사 직원이나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공사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청년 취업의 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해 ‘로또취업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인천공항은 로또 정규직 즉각 철회하라”라면서 “인천공항 묻지마 정규직화는 대한민국의 공정 기둥을 무너뜨렸다. 노력하는 청년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대한민국의 인천공항 같은 340개 공공기관은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지금까지 수십만의 청년들이 그 취업 기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노력을 다해왔다”며 “그런데 그 믿음이 송두리째 박살났다. 취업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근간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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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공항1터미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자 ‘노동자 배제한 정규직 전환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든 노동조합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인천공항 보안요원 1900여명을 정규직화 한다고 밝혔다. 2020.6.22 뉴스1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공항1터미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자 ‘노동자 배제한 정규직 전환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든 노동조합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인천공항 보안요원 1900여명을 정규직화 한다고 밝혔다. 2020.6.22
뉴스1
“서울대 나와서 뭐하냐?
알바하다 인국공 정규직 간다”

온라인커뮤니티 오픈채팅방 글에 취준생 분노

취준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오픈 채팅방 내용에 분노를 표시했다. 정확한 출처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란 제목의 328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화 내용으로 추정된다.

한 이용자는 오픈채팅방에서 “나 군대 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 정규직으로 들어간다. 연봉 5000 소리 질러, 2년 경력 다 인정받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이다. 졸지에 서울대급 됐다”며 “너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금방 하다 그만두려고 했는데 뼈 묻자 이제. 진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직원 돼버리네”라고 했다. 한 이용자는 “떼써서 동일임금까지 가자”고도 했다.

한 이용자가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뭐가 되냐”고 비판하자 다른 이용자들은 “누가 노력하래?”라며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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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공사 직원들이 보안 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2020.6.22  연합뉴스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공사 직원들이 보안 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2020.6.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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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직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20.6.22  연합뉴스
보안 검색 노동자들 직접 고용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는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직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20.6.22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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