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원순 성추행 피소 인지는 시민단체→젠더특보”(종합)

검찰 “박원순 성추행 피소 인지는 시민단체→젠더특보”(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2-30 11:07
수정 2020-12-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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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故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피소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은 시민단체로부터 이를 전해들은 서울시 특보를 통해서였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관련 사실을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시민단체 관계자가 친분이 있던 국회의원과 해당 특보에게 알렸고, 특보가 이를 다시 박 전 시장에게 전했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북부지검은 30일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유출 당사자로 지목돼 고발당한 청와대 및 서울중앙지검, 경찰 관계자에 대해 불기소(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 측 변호사가 지난 7월 7일 한 여성단체 대표 A씨에게 박 전 시장을 ‘미투’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시민단체 지원을 요청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와 논의했고, 이후 몇 명의 관계자를 거쳐 7월 8일 국회의원 B씨도 관련 사실을 듣게 됐다.

B 의원은 임순영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해 박 전 시장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었고, 임순영 특보는 박 전 시장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7월 8일 오후 3시쯤 임순영 특보는 박 전 시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시장님과 관련해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이야기가 돈다는 것 같은데 알고 계신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 전 시장이 “그런 것 없다”고 답하자 임순영 특보는 재차 “4월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와 연락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시장은 그런 일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4월 성폭행 사건’은 비서실 소속 남자 직원이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후 임순영 특보는 피해자 측 변호인이 지원을 요청한 시민단체 등에 고소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봤지만, 시민단체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임순영 특보가 “단체들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전하자 박 전 시장은 “피해자와 4월 사건 전에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인 9일 공관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10일 0시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성추행 고소 건은 경찰에 막 접수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박 전 시장이 공식적인 경로로 피소 사실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 관계자와 공식 보고라인에 있는 청와대, 그리고 피해자 측이 사전에 사건과 관련해 상담을 했던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이 고소 사실을 유출했을 가능성(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이 있는 것으로 지목됐고, 고발이 이뤄졌다.

그러나 검찰은 관련자 통화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외부로 피소 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유출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검찰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피소 사실을 알린 행위에 대해서도 개인적 관계를 통해 이뤄진 일이어서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사망 전 박 전 시장이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다. 얼마나 모두 도왔는데” 등 당시 심경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남긴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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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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