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 때 현장지휘팀 늑장 출동…신고 17분 뒤에야 도착

인천 흉기난동 때 현장지휘팀 늑장 출동…신고 17분 뒤에야 도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11-24 18:48
수정 2021-11-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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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서 800m 떨어진 현장에 범인 제압된 뒤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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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갈등’ 일가족에 흉기 휘두른 40대 검찰 송치
‘층간소음 갈등’ 일가족에 흉기 휘두른 40대 검찰 송치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2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11.24 연합뉴스
오후 4시 57분 신고 때 이미 코드1 발령
코드0~1 지구대장·순찰팀장도 출동 규정
범행 발생 뒤 지원 요청 나오고서야 출동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 지휘 책임이 있는 지구대장과 순찰팀장이 긴급상황 호출을 받고도 17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매뉴얼 규정보다 훨씬 늦은 도착으로, 출동 경찰관 2명이 흉기 난동이 벌어지는데도 현장에서 이탈한 사실이 알려지며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지휘 체계도 안일했던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은 지난 15일 오후 4시 57분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긴급상황에 해당하는 코드1을 발령했다.

경찰의 112신고 대응은 ‘코드0’∼‘코드4’까지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

코드0과 코드1은 모두 ‘최단시간 내 출동’을 목표로 하는 긴급상황이다.

112 상황실은 당일 정오쯤에도 동일한 소란 신고가 접수된 기록 등을 토대로 코드1 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 경위와 B 순경은 신고 접수 후 3분 만인 오후 5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5분 뒤인 오후 5시 5분쯤 빌라 4층 주민 C(48)씨가 3층으로 내려와 아랫집 모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때 112 상황실은 긴급상황을 인지하고 오후 5시 7분쯤 인근 지구대·파출소와 형사부서 등에 지원 요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지구대장 D 경감과 순찰팀장 E 경위는 지구대로부터 약 800m 거리에 떨어진 사건 현장에 오후 5시 14분쯤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순찰차가 없어 E 경위의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D 경감과 E 경위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피의자는 이미 피해 가족에게 제압된 상태였고, 피해자들은 병원 이송을 앞두고 있었다.

경찰 업무지침상 코드1이 내려지면 지구대장이나 순찰팀장은 신고 접수와 동시에 현장에 출동해 지휘 등의 조치를 하도록 정해져 있다.

그러나 D 경감과 E 경위는 오후 4시 57분 최초 신고가 접수됐을 때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고, 상황이 벌어져 재차 지원 요청이 떨어진 오후 5시 7분에서야 출동하면서 최초 신고 17분 뒤에서야 범행 현장에 도착한 것이다.

이들은 “우발적인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는 코드1 상황에서 지휘 책임이 있는 지구대장과 순찰팀장의 뒤늦은 현장 대응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A 경위와 B 순경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이번 사건의 지휘·감독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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