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간병도 경력… 엄마들의 새 도전

육아·간병도 경력… 엄마들의 새 도전

곽소영 기자
입력 2022-10-20 21:58
수정 2022-10-2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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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돌봄 노동 첫 경력 인정
전국 최초 조례 통해 제도 운용
인증서 발급 후 4명 취업 성공
국회도 ‘경보녀’ 용어 논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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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엄마 하윤정(40)씨는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10년 전 둘째를 출산한 뒤 일을 그만뒀다. 이후 육아에 전념했던 하씨는 둘째가 중학생이 되면서 여유가 생겼고 다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구청에서 진행하는 경력인정 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육아와 간병 같은 돌봄 경험을 경력 단절이 아닌 경력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도록 하는 수업이었다. 구청에서는 지난 10년의 육아 기간에 대한 ‘경력인정서’도 발급해 줬다. 그동안의 육아가 허투루 쓰이지 않은 시간임을 깨닫게 된 하씨는 자신감을 갖고 취업에 도전했고 지난 7월 서울시에서 뽑는 안내원으로 채용됐다.

하씨는 20일 “일주일에 3~4번씩 병원에 다니고 응급처치도 척척 해내면서 아이들을 이만큼 키웠는데 뭔들 못 하겠나 싶어 아예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면서 “육아 기간은 저 자신이 성장한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육아, 가사, 간병 등 돌봄 노동을 또 하나의 경력으로 삼아 새롭게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무급의 돌봄 노동 가치에 주목하고 경력인정서를 발급해 주는 구청의 새로운 실험도 이들에게 용기를 줬다. 돌봄 노동 경력인정서가 아직 대다수 기업에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경력단절여성을 ‘경력보유여성’으로 바라보려는 시도 자체는 더 많은 주부가 도전할 수 있게끔 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성동구에서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조례를 만들어 돌봄 노동을 경력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운용한 뒤로 지금까지 11명이 경력인정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시범사업 때 3명이 발급받고 전원 취업했으며 올해도 8명이 경력인정서를 발급받았고, 1명이 취업했다. 올해 발급 대상자 8명 중 경력단절 기간이 10년 이상인 사람은 4명이나 된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7명, 30대 1명이다.

올해 경력인정서를 발급받은 전해정(46)씨는 아들과 딸 둘을 키우면서 육아가 경력 단절이 아닌 새로운 꿈을 꾸는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첫째를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에 방송통신대에서 유아교육 공부를 시작하면서다. 내친김에 돌봄교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전씨는 육아 자체가 경력이 된 만큼 방과후학교(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했던 이정온(40)씨는 세 살배기 둘째를 키우느라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했다. 경력인정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생전 처음 이력서를 써 봤다는 이씨는 “예전 경험을 살려 쇼핑몰을 해 볼까 싶어 쇼핑몰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업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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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은 관내 10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력인정서가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있지만 많은 기업에서 돌봄 노동이 정식 이력으로 인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도 지난달 관련 법안이 상임위에 회부되면서 경력단절여성 용어를 경력보유여성으로 바꾸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2022-10-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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