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도 함께한 3·1절 수요시위
가상 공간에도 소녀상 등 설치
보수단체 무분별한 공격 차단
온·오프라인 동시에 집회 열려
이용수 할머니 3년 만에 참여
제104주년 3·1절인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제1585차 수요시위’가 메타버스(현실세계과 같은 3차원 가상 공간)와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 가운데 한 시민이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 모습을 메타버스 앱 화면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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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주년 3·1절을 맞아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5) 할머니가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자, 메타버스(현실세계와 같은 3차원 가상 공간) 안에 구현된 집회장에서도 국내외 참가자들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85차 수요시위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옛 일본대사관 인근) 앞 도로와 메타버스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처음 선보인 ‘메타버스 수요시위’에 들어가 보니 평화의 소녀상과 자유발언대,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위안부를 모티브로 한 온라인 방탈출 게임장 등이 설치돼 있었고 화살표를 누르면 관련 설명이 나왔다.
오프라인에서 열린 수요시위 모습도 메타버스 내 자유발언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초록색 피부를 갖고 있거나 파란색 머리에 꽃을 다는 등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 알록달록한 아바타 100여명이 자유발언대 앞에 바글거렸다.
2020년 5월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내역을 공개한 뒤 3년여 만에 수요시위 현장을 찾은 이 할머니가 “32년 동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일본이 너무나 악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결해 준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 달라”고 발언하자 메타버스 안 채팅창에도 ‘할머니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등의 말풍선이 속속 떠올랐다.
메타버스 수요시위를 준비한 역사교사 이종관(43·화성 창의고)씨는 “수요시위에 종종 참여했는데 최근 보수단체로부터 너무 심한 공격을 받고 있어 방지책을 고민하다가 메타버스 수요시위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주최의 ‘3·1절 천만국민대회’ 집회 모습. 경찰 추산 4만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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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문제로 발언이 끊기기도 했지만 중국 광저우한국학교 12학년 신수빈양이 메타버스에서 연대 발언을 하고 현장 참가자들이 이에 함성과 박수를 보내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집회가 서로 연결됐다.
2023-03-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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