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새마을금고 이사장 사퇴…전임 이사장의 ‘연임 꼼수’였나

92세 새마을금고 이사장 사퇴…전임 이사장의 ‘연임 꼼수’였나

최종필 기자
최종필 기자
입력 2023-10-03 18:25
업데이트 2023-10-0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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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 이유” 6개월 만에 사퇴
전임자 강씨 단독 출마해 당선
“3선 제한 피하려 대리인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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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 이사장이  지난 2월 건강상 이유로 사퇴한 후 다시 6개월만에 단독출마해 무투표당선된 순천중부새마을금고 유리창에 총회소집과 임원선고 공고문이 부착돼있다.
3선의 이사장이 지난 2월 건강상 이유로 사퇴한 후 다시 6개월만에 단독출마해 무투표당선된 순천중부새마을금고 유리창에 총회소집과 임원선고 공고문이 부착돼있다.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중 최고령인 92세의 순천중부새마을금고 이사장 김모씨가 최근 건강상 이유로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했다.

1931년생인 김씨가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등록할 때부터 강모(72) 전 이사장이 3연임 제한을 피하기 위해 고령의 김씨를 대리인으로 세웠다는 논란이 일었는데<서울신문 3월 15일자> 예상대로 김씨 사퇴 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강씨가 새 이사장으로 뽑혔다.

2012년 2월 처음 당선된 후 2020년 선거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던 강씨는 지난 3월 돌연 건강상 이유로 물러났다.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김씨가 대의원 117명 중 89명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씨는 당시 주변의 의심과 우려에 대해 “젊은이 못지않게 아주 건강하고, 23년 동안 새마을금고 이사를 해서 경험도 많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지만 김씨는 당선 6개월 만인 지난달 6일 건강상 이유로 사직했다. 김씨는 “관절이 좋지 않아 걷기도 힘들다”면서 “6개월도 겨우 버텼다”고 토로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지방자치법의 3선 연임 제한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일부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은 4년 임기를 3번 연임하면서 마지막 임기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남은 기간 대리인을 당선시켰다가 중도 하차케 하는 방법으로 또다시 4년의 임기를 3번 연임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 강씨도 이런 목적으로 사퇴하고 김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꼼수’는 현실이 됐다. 강씨는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보궐선거 후보 등록기간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이사장은 직원 인사권과 법인 카드, 연봉 1억 5000여만원 등을 받는다. 강씨는 “신장 이식 수술 후 많이 회복돼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3선 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한 사퇴가 아니었느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 바빠서 전화 끊는다”며 회피했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새마을금고가 개인 금고냐”는 불만도 나온다.
순천 최종필 기자
2023-10-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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