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여성 살해’ 임신 확인했다면…비극 피해

‘군산 여성 살해’ 임신 확인했다면…비극 피해

입력 2013-08-04 00:00
수정 2013-08-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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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가능성 희박…”사실 확인 했다면 비극 피해”

지난달 24일 발생한 ‘군산 여성 실종 사건’은 불륜과 임신, 협박이 빚은 살인으로 끝을 맺었다.

4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살해된 이모(40·여)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마쳤지만 임신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 태아가 형성된 흔적은 없었고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해 임신 초기 단계인지도 밝혀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임신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이씨의 임신은 거짓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씨의 휴대전화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씨가 실종되기 전 한 지인에게 ‘7월 11일에 생리를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자메시지가 사실이라면 이씨가 주장했던 임신 주기와 메시지의 내용이 상반된다.

이씨의 임신으로 불거진 협박과 논쟁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일단 자신에게는 죽음을 가져왔고, 피의자 정모(40) 경사에게는 살인을 저지르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또 열흘간 매일 1천300명의 경찰이 이씨와 정 경사의 행적을 파악하느라 동원됐으며, 부임한 지 석 달도 채 안 된 군산경찰서장은 퇴직을 1년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과거에 ‘만약’이라는 말은 없지만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들은 정 경사가 조금 더 이성적인 대응을 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군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정 경사가 이씨의 말을 듣고 함께 산부인과에 가서 한 번이라도 확인을 했더라면 두 사람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 경사가 아내에게 솔직히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더라면 이씨가 죽을 일도, 정 경사가 살인을 저지를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혼자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다 일을 그르쳤다”고 말했다.

반면 이씨의 유족들은 임신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씨의 여동생은 “정 경사의 범행은 계획적인 것”이라며 “경찰 수사에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적금을 찾아 합의금 500만원을 마련했다는 정 경사의 진술에 대해서 이씨의 여동생은 “합의하려는 사람이 돈을 왜 수표로 찾았겠냐. 기록이 남을 게 뻔한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임신 여부에 대해선 “언니가 정 경사에게 빨간줄이 그어진 임신 테스트기를 보여줬더니 정 경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었다는 이야기를 언니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경찰서는 4일 정 경사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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