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인 줄 몰랐다”…신라 고분 위에 올라간 SUV 운전자, 기소유예

“고분인 줄 몰랐다”…신라 고분 위에 올라간 SUV 운전자, 기소유예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1-06-02 16:46
업데이트 2021-06-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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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경주지청, 우발적 범행 40시간 문화재 보호 봉사활동 명령

경주 신라고분에 주차된 SUV. 서울신문DB
경주 신라고분에 주차된 SUV. 서울신문DB
경북 경주에 있는 신라 고분 위에 차를 몰고 올라간 20대에게 검찰이 문화재 보호 등 사회봉사를 하는 조건으로 기소 유예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조만래)는 4~6세기에 걸쳐 조성된 경주 쪽샘유적 79호분 정상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을 주차한 A(26)씨에 대해 지난달 26일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경주시는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경주 대릉원 일대를 관광하던 중 높이 10m 정도의 쪽샘지구 79호분에 자신의 SUV 차량을 주차시킨 A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높이 3m 남짓의 79호분 주위에는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었으나 A씨는 빈틈으로 차를 몰고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인근 도시에 사는 A씨는 경주시 조사에서 “경주에 놀러 갔다가 작은 언덕이 보여서 무심코 올라갔다”며 “고분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분이 훼손되지 않은 데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우발적 범행인 점을 고려한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 40시간의 문화재 보호 관련 사회봉사를 하는 조건으로 A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문화재 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 관리단체의 관리행위를 방해하거나 그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지정문화재나 임시지정문화재의 관리권자의 관리행위를 방해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주 대릉원 옆 쪽샘지구는 삼국시대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쪽샘이라는 명칭은 샘에서 쪽빛(하늘빛)이 비칠 정도로 맑고 맛이 좋은 물이 솟아난다고 해서 유래됐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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