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 신생아 신장, 56세 성인에게 이식 성공

생후 4개월 신생아 신장, 56세 성인에게 이식 성공

입력 2012-05-18 00:00
수정 2012-05-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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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장기이식센터 한덕종ㆍ김영훈 교수가 뇌사상태에 빠진 생후 4개월 된 남자아이의 양쪽 신장을 56세의 만성신부전 여성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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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신장은 기증자의 나이가 최소 1~2년이 지나야 원활한 이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이 넘어야 신장에서 오줌을 만들고 불순물을 거르는 여과기 역할을 하는 ‘네프론’이라는 조직이 형성돼 거부반응 없이 수혜자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수술을 마친 뒤 1달이 지난 현재, 환자는 거부반응 없이 회복 중이며 이식한 신장도 정상적인 기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수술은 성인 신장의 5분의 1 크기, 한쪽 무게가 41g에 불과한 소아 기증자의 신장이식이 성인에게 자리 잡은 이례적인 기록이다.

이식받은 김모 씨는 12년 전부터 앓아온 고혈압으로 신장기능이 나빠져 투석치료에 의존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13일 병세가 악화돼 응급실로 실려 오게 됐고, 당시 김 씨는 특정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는 신장의 기능이 10%도 남지 않았으며 심장에도 심부전 등 합병증이 발생한 상태였다.

환자를 위한 최상의 방법은 신장이식이었지만, 몸에 맞는 기증자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이르렀다.

다행히 당일 오후쯤 이식 가능한 뇌사자의 신장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기증자는 생후 4개월 된 소아였다.

미세한 혈관으로 연결된 소아의 신장을 성인에게 이식하는 수술 자체만도 쉽지 않은데, 성인 크기의 5분의 1에 불과한 소아의 신장이 성인의 몸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의료진은 여러 검사를 통해 이식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고, 뇌사자의 신장을 신속히 적출해 병원으로 운반한 뒤 7시간에 걸친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한 교수는 “여러 고난도 수술을 시행하며 얻게 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해 생후 4개월 된 기증자의 신장을 성인에게 이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술의 성공을 토대로 국내 장기기증의 현실을 극복하고 이식 범위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신장을 이식받은 김씨는 “기증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한 뇌사자의 가족과 성공적으로 수술을 시행한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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