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 임박설이 나도는 가운데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지난달 18일 미 상업용 위성사진업체 ‘지오아이’가 촬영한 북한의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위성 사진에는 핵실험을 위해 판 지하터널에서 나온 흙더미, 배수로, 토사를 운반하기 위한 탄광차 행렬의 모습이 나와 있다.
SAIS 한미연구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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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등과 함께 북한이 수입한 핵 관련 물자의 동향이나 핵시설의 건설·개발 상황을 감시한 결과 북한이 향후 한 차례 실험만으로 증폭 핵분열탄을 실용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북한이 증폭 핵분열탄 실험을 준비하는 것은 핵무기를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소형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현재 약 5t 중량인 나가사키형 원자폭탄(팻맨)급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무게를 줄여야 한다.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하면 무게를 기존의 5분의1에 해당하는 1t 정도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북한이 개발 중인 대포동 2호 개량형 미사일의 경우 800∼1000㎏의 핵무기를 실을 수 있다. 북한이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성공할 경우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증폭 핵분열탄은 약간의 핵분열 반응으로 무기 중심부에 넣은 삼중수소와 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유도한다. 핵융합 반응으로 생긴 강력한 중성자선이 효율적인 핵분열 반응을 조절하는 구조다. 우라늄 핵무기로도, 플루토늄 핵무기로도 개발할 수 있다.
증폭 핵분열탄을 실험하려면 핵융합 기술과 자연계에 없는 삼중수소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신문은 북한이 영변에 있는 5000㎾급 실험용 원자로를 돌려 삼중수소 합성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2010년 5월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라늄 핵폭탄 실험을 하는 것은 미사일에 싣기 위해 기폭장치의 효율성과 소형화를 확인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른 시일 안에 핵실험을 강행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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