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그들의 삶 스스로 선택할 권리 줍시다”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그들의 삶 스스로 선택할 권리 줍시다”

입력 2013-01-31 00:00
수정 2013-01-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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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밋 ‘평창선언’

“지적장애인은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주도적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한 300명의 세계 지도자들이 지적장애인의 열악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수치 여사와 티머시 슈라이버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위원장, 김황식 국무총리,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 나경원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장,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장, 포샤 심프슨밀러 자메이카 총리, 페타르 스토야노프 전 불가리아 대통령 등 참석 인사들은 3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글로벌 개발 서밋을 열어 지적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권고하는 ‘평창 선언’을 채택했다.

수치 여사는 전날 막을 올린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의 부대 행사로 마련된 서밋의 기조연설에서 “지적장애인들의 경험담을 들은 뒤 ‘내 삶은 그에 비하면 참으로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적장애인들에게 무엇이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슈라이버 위원장은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지적장애인의 삶은 매우 좋지 않다”며 “의료와 교육에서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고 지적장애인의 권익이 실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지적장애인의 빈곤과 사회적 소외의 악순환 근절’이란 기치를 내걸고 열린 서밋은 ▲그늘에서 빛으로 ▲변화를 위한 촉매 ▲글로벌 협력 강화 ▲사고의 확장과 실행의 향상 등 네 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자국의 상황과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활발한 토론을 벌여 모두 11조로 이뤄진 선언문을 채택했다. 지적장애인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교육과 스포츠 활동 참여 기회 보장, 의료 서비스와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제공 등을 촉구했다. 국제사회가 협력하고 개발도상국을 지원해 전 세계 지적장애인의 삶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근관(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글로벌 서밋 자문위원장은 “평창 선언문은 지적장애인이 말하고 표현하는 것을 경청하자는 관점에서 출발했다”며 “선언문은 향후 유엔과 각종 국제회의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조직위원장은 “보통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제 체육 행사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지만 스페셜올림픽은 사회적 변화를 생각한다. 서밋을 통해 지적장애인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고 자평했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3-01-3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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