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대한체육회 회장 취임식…갈길 먼 통합

‘반쪽’ 대한체육회 회장 취임식…갈길 먼 통합

한재희 기자
입력 2016-03-23 17:26
수정 2016-03-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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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대한체육회 회장의 취임식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하지만 체육회 직원들의 발걸음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 무리는 기존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과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 회장의 공동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양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고, 다른 한 무리는 올림픽파크텔에서 200m가량 떨어진 대한체육회 건물 1층 식당에 모여 “협의없는 직제개편은 무효다”라고 외치며 취임식 참석을 거부했다.

 지난 21일 법인설립 등기가 완료되며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체육회가 공식적으로 발족됐지만 노조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직제 개편 및 인사, 그리고 급여 문제 때문이다. 빨간 조끼를 입은 채 이날 모임을 주도했던 박권 대한체육회 노조위원장은 “두 단체의 통합 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다 보니 직제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의 경우 직원들이 7급부터 시작하고 국민생활체육회의 경우 6급부터 시작했는데 이를 그냥 통합하면 서로 마찰이 생긴다. 노조는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수정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계의 한 인사도 “두 단체는 채용 과정에서부터 차이가 크다. 대한체육회 쪽이 공채 경쟁률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승진에 있어서도 생활체육회가 더 짧은 기간에 올라서게 된다. 이런 차이가 있음에도 직급을 수평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두 공동 회장은 서로 상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강 회장은 “처우 문제가 능력인지 연공인지를 묻고 싶다. 두 단체가 다르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실적이 있다면 그만큼 예우를 해줘야 한다”며 옛 국민생활체육회 쪽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김 회장은 “어느 한쪽이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된다. 문제가 생겼다면 협의를 해서 형평성에 의해 맞춰야 한다”며 은근히 옛 대한체육회 쪽을 두둔했다.

 박권 위원장은 앞으로의 대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는 31일에 노사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때 두 공동 회장에게 직원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들어본 뒤 대처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1시간여 동안 모였던 70여명의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각자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노조 간부들은 자리를 뜨는 노조원들에게 “조끼를 가지고 가서 밥 먹을 때 빼고는 입고다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체육회는 법적으로 통합이 됐지만 앞으로 한동안 체육회 사무실에는 빨간 조끼를 입은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 사이의 어색한 동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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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희 기자 jh@soe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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