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통신 양날개…SK그룹 침울

정유·통신 양날개…SK그룹 침울

입력 2011-02-09 00:00
업데이트 2011-02-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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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통신과 정유 산업을 ‘독과점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면서 가격을 내리라고 강도높게 압박하면서 SK그룹이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SK그룹은 국내 재벌 그룹 중 유일하게 이 두 가지 산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어서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SK에너지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말부터 고유가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고 이명박 대통령의 ‘묘한 기름값’ 발언이 이어지면서 가격 인하에 대한 압력에 노출된 터다.

 SK에너지는 윤 장관이 이날 국내 휘발유 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기준으로 세금은 낮은 편이지만 판매가격이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한 데 대해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볼멘소리를 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윤 장관이 고급휘발유를 언급한 것 같은데 보통 휘발유로 따지면 오히려 OECD 평균보다 싼 편“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이런 사실에 기반을 둔 논박조차 통하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SK그룹 관계자는 ”정유나 통신 산업 모두 투자비가 엄청나게 많고 인프라를 갖추려면 긴 시간이 걸려 어느 나라나 자유경쟁 체제는 아니다“라며 ”외형적으로는 독과점이지만 이런 산업 구조적 문제도 감안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정유 산업은 국제 유가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영향이 너무 큰 분야“라며 ”정부가 고환율 기조로 정책을 운용하면서 가격을 낮추라고만 하는 것은 기업에 너무 큰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이 정부의 물가 잡기의 ‘주 타깃’이 되는 데 대해 업계에선 이 회사의 태생적 한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이 주력으로 삼은 이들 분야가 과거 정부가 맡았던 독점 공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부풀렸기 때문에 독과점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SK그룹을 먹여 살리는 통신과 정유는 ‘특혜성’이라는 지적은 재계에서 항상 있어왔다.

 SK그룹은 이런 한계를 벗어나려고 해외 진출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지만 해외 자원개발 외엔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과 정유 모두 국가 기간산업이어서 내수 시장은 비교적 손쉽게 차지할 수 있지만 외국으로 진출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SK그룹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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