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주파수경매 신청 마감 ’승자의 저주’ 우려

내일 주파수경매 신청 마감 ’승자의 저주’ 우려

입력 2011-07-27 00:00
업데이트 2011-07-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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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무한대결하면 가격 1조원 웃돌 듯경매연기 주장도 솔솔…방통위 “주파수 필요 없으면 경매참여 말라”

4세대(4G)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에 대한 경매 참여 신청이 오는 28일 마감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업체 간 과열경쟁으로 ‘승자의 저주’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경매 연기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벌써 논란이 일고 있다.

통신업계는 정부가 통신사업자에게 “통신요금을 내리라”고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파수를 비싸게 팔려고 한다”며 노골적인 불만도 내비치고 있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28일까지 주파수 경매 참여 신청을 마감하고 적격심사를 거쳐 다음 달 8일께 본격적인 경매를 시작한다.

방통위가 경매에 내놓은 주파수 대역은 800㎒ 대역(10㎒폭), 1.8㎓ 대역(20㎒폭), 2.1㎓ 대역(20㎒폭) 등 3개 대역이다.

경매방식은 동시 ‘다중오름’ 입찰방식이다. 주파수 대역 1개에서 상대방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최고가를 차지할 때까지 라운드를 거듭하는 방식이다. 상한가가 없는 것은 물론 라운드 제한도 없다.

3개 대역 가운데 2.1㎓대역은 LG유플러스가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방통위가 SK텔레콤과 KT에 대해 2.1㎓ 대역 경매 참여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800㎒ 대역과 1.8㎓ 대역을 놓고 한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사 모두 1.8㎓ 대역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각사의 주파수 보유 사정과 주파수 용량 등을 고려하면 두 회사 모두 1.8㎓ 대역을 원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두 회사가 모두 1.8㎓ 경매에 참여하면 1.8㎓ 대역 가격은 경매 시초가(최저 가격) 4천455억원에서의 2배가 넘는 1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2000년 주파수 경매에서 최저경쟁 가격의 54배 선에서 낙찰된 바 있고, 같은 해 독일에서도 주파수 확보전이 과열되면서 최저 경쟁 가격이 1억유로(약 1천50억원)였던 주파수가 84억유로(약 8조7천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대형 인수합병(M&A)의 후유증으로 나타났던 ‘승자의 저주’가 주파수 경매에서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사용 가능한 다양한 주파수를 발굴하지 않은 상태에서 2개 회사를 상대로 2개 주파수대역을 놓고 ‘동시오름’ 방식으로 경매하는 바람에 주파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막대한 주파수 할당 대가는 결국 고스란히 요금에 전가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방통위 측은 “이론적으로 그럴 듯하지만, 통신요금은 주파수 할당 대가와 관계없이 마케팅 전략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막대한 주파수 할당 대가를 지불했던 유럽에서 요금이 오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또 정부가 다양한 주파수를 발굴해 향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주파수의 청사진을 담은 ‘주파수 로드맵’을 마련할 때까지 경매를 연기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LTE용 주파수가 급한 것도 아닌데 주파수 경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이통사들이 주파수 부족을 이유로 조기에 주파수를 할당하라고 안달하더니 이제 와서 경매를 연기하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연기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LTE 주파수가 시급하지 않다”는 업계의 주장에 대해 “그렇다면 경매에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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