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총수 장악력 더 높아졌다

대기업집단 총수 장악력 더 높아졌다

입력 2011-07-29 00:00
업데이트 2011-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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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 대림, 영풍 등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는 5개 대기업 집단이 총수 지분은 줄고 내부 지분율은 높아졌다. 총수는 지분을 팔았지만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를 강화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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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가 있으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일반 대기업집단 2곳 중 1곳은 여전히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 지분율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LG, 롯데, 두산, LS, KCC, 효성, OCI 등 7개 곳은 배우자·자녀의 지분이 총수의 지분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즉 총수의 지분이 아들 등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5일 기준 자산 5조원 이상인 5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등 총수가 있는 38개 기업집단중 13개가 환상형출자(순환출자)를 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순환출자는 계열사가 상호출자를 통해 적은 지분으로도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장치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반면 순환출자 구조인 대기업집단은 2009년 12곳, 지난해 14곳에 이어 올해는 16곳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배구조 공시 이외에는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54.2%로 총수 2.23%, 친족 2.24%, 계열회사 47.36%, 비영리법인·임원 2.37% 등의 지분구조를 보였다. 내부 지분율만 보면 지난해 50.5% 보다 3.7%포인트 늘어난 54.0%이다.

특히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은 올해 53.50%로 1992년(47.8%)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최근 2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9년을 제외하면 50% 이상을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 순환출자 등으로 몸집을 늘린 10대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가 가장 공고화됐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계열회사 지분율은 35.5%에서 50.3%로 높아졌다. 계열회사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경영권을 강화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가 있지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경우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내부 지분율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보험사의 계열회사 출자도 더 늘어났다. 총수가 있는 기업 집단 38개 중 26개 집단이 총 131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7개 집단 63개 금융보험사가 142개 계열회사(금융 94, 비금융 48)에 출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7-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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